사람들이 착하게 사는 지 별들이 많이 떴다 개울물 맑게 흐르는 곡 마을을 이루고 물바가지에 떠 담던 접동새 소리 음- 별 그림자 그물아 쌀을 씻어 밥 짓는 냄새나면 굴뚝 가까이 내려오던 밥티 처럼 따스한 별들 별들이 뜬 별이 뜬 마을을 지난다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 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
해 따러 간 성은 어찌됐나 달 따러 간 누인 어찌됐나 설 쇠고 떠난 서울 편지도 없고 봄 여름 푸르른 감자밭만 남아 황토흙을 제쳐 성아 너처럼 영글어가던 알알이 캘 사람 없네 해 따러 산 성은 어찌됐나 달 따러 간 누인 어찌됐나 서울가서 하는일이 무엇일랴고 돈맛만 들이고 사람 버린다더라 쥐불 놓는 언덕 하늘 붉고 짧은 소매에 눈물만 물들이는데 해 따러 간 성은 어찌됐나 달 따러 간 누인 어찌됐나 서울 가서 하는 일이 무엇일랴고 돈맛만 들이고 사람 버린다더라
내 몸 속에 석가탑 하나 세워놓고 내 꿈 속에 다보탑 하나 세워놓고 어느 눈 내리는 날 그 석가탑 쓰러져 어느 노을지는 날 와르르 무너져 눈 녹은 물에 눈 녹은 물에 내 간을 꺼내 씻다가 눈 녹은 물에 눈 녹은 물에 내 심장을 꺼내 씻다가 우~ 그만 강물에 흘려보내고 몇 날 며칠 강물을 따라가며 나는 울었네
1. 나 습한 바람으로 떠돌다 숲을 만나 몸을 풀어 비되어 내렸네 이끼 낀 산길 돌 틈을 흐르다 사람의 마을 어깨를 걸고 노을로 붉었네 나 그렇게 흘러가다 큰 강을 만나 굵은 물살로도 흐르고 흘러서 마침내 바다로 가서 바다가 되었네 하늘과 어우러져 경계 없었네 어디서 '네 이놈'하는 소리에 잠 깨어보니 큰 스님의 죽비소리 산아래 마을에서 습한 바람 불어오는지 갈잎에 비 긋는 소리 풍경소리에 섞이네 2. 나 지친 바람으로 떠돌다 선방에 들어 맑은 차를 끓이고 있었네 푸른 산허리 산길을 따라서 소를 찾는 꿈 발자국 따라 산길도 깊었네 나 그렇게 소를 찾아 헤매이다 소 발자국 잃고 울며 가는데 마침내 산 어두워져 길 마저 잃었네 하늘도 땅도 없이 어둠 뿐이네 어디서 ""네 이놈""하는 소리에 잠깨어보니 큰 스님의 죽비소리 코끝을 간질이던 차 향기 아직 남아 있고 장자의 나비 날개 죽비 바람에 흔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