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송이 주지 못했네"에 실린 노래에 대한 이야기
한보리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한 장의 음반에 싣는 곡들이 소설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음반도 역시 이야기의 축을 갖고 있는데, 방송을 하면서 주제를 갖고 일련의 서사적 구조의 틀 안에서 작곡을 했다 한다.
그의 음악이 슬픔을 주조로 하고 있지만 앞선 음반과 이번 음반에 실린 음악의 차이점이라면 슬픔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슬픔을 궂이 정화하거나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시와 가창을 보이는데, 그것은 '슬픔도 때론 힘이 된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슬플 때 슬픈 만큼 온 몸을 들썩이며 울고 나면 후련해지듯이 가장 아름다운 카타르시는 눈물이라는 슬픔의 미학인 셈이다.
또 한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면 시 낭송에 가까운 노래의 시도라는 점이다.
오래도록 시를 노래로 만드는 작업을 해온 그가 시의 한 표현 방법으로서의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
음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리듬과 베이스 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번 음반에는 드럼이 배제되어 있고 베이스도 절제되어 있다.
음악의 근간이 없는 상태에서 그 위에 리듬을 쌓는 위험한 작업을 한 것인데, 이는 현대 대중음악이 갖는 경직성이 리듬과 템포의 경직에 있다고 본다면 음악적 표현의 자유란 오히려 리듬을 포기하는 데에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그의 의견이자 이번 음반의 주요 관점이며 숙제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