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저 산마루에 해가 걸리면 쓸쓸한 내 마음에도 노을이 지네 물결따라 출렁이는 그리운 얼굴 혼탁한 강 내음이 내 맘을 적시네 각 수 없는 그리움 그리운 내 고향 나는 가고 싶지만 나는 갈 수가 없네 이따금씩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내 고향 산 하늘이 그리워지네 뜨겁던 지난 여름날 더운 바람속에 설레이던 가슴안고 서울로 서울로 갈 수 없는 그리운 그리운 고향 나는 가고 싶지만 내가 갈 수가 없네
눈을 감고 잠잠히 기도드리라 무거운 짐에 우는 목숨에는 받아가실 안식을 더 하려고 반드시 도움의 손이 그대위해 펼쳐지리 그러나 길은 다하고 날 저무는가 애처로운 인생이여 애꿎은 노래만 우네 명에는 괴롭고 짐은 무거워도 두드리던 문은 머지않아 네게 열릴지니 가슴에 품고 있는 명멸의 그 등잔을 부드런 예지의 기름으로 채우고 또 채우라 삶을 감사하는 높다란 가지 신앙의 고운 잔디 그대 영혼 감싸리
바람 씽씽부는 추운날에도 살펴보자 살펴보자 봄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지금은 찬 바람속에 추운나무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네 흰눈 펄펄 날리는 겨울 날에도 귀 기울이자 귀 기울이자 봄이 어디서 숨쉬고 있는지 지금은 흰눈속에 추운 나무 한그루 외롭게 서 있네 나는 그 나무에게로 달려가고 싶지만 어머니가 말려요 밖은 춥다고 바람 씽씽부는 추운 날에도 휜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나서보자 나서보자 너의 손과 나의 손을 마주잡고 힘찬 휘파람 불며 나서보자 바람 씽씽부는 추운날에도 흰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따라 꿈속을 가듯 정처없이 걸어가네 걸어만 간다 그러나 지금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음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절며 하루를 걷네 봄신명이 지폈나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겨 빼앗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