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아쉬움이 쌓이는 소리 내 마음 무거워지는 소리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리 아버지가 돈버는 소리 내 마음 안타까운 소리 엿장수가 아이부르는 소리 아이들이 몰려드는 소리 그러나 군침만 도는 소리 두부장수 짤랑대는 소리 가게 아줌마 동전세는 소리 하루하루 지나가는 소리 변함없이 들리는 소리 이제는 다 가번린 소리 들리던 소리도 들리지 않네 그 어디서 울리고 있을까 채석장의 돌깨는 소리 공사장의 불도저 소리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 대폿집으 술잔 부딭히는 소리 취한 사람 젖가락 소리 아쉼움만 깊어만 가는 소리 빌딩가의 타이프 소리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소리 모두가 바쁜 그 소리
꿈에도 그리운 방학이 오면 늦잠을 잘테야 느긋하게 아침먹고 조간신문을 볼 수도 있을거야 꿈에도 그리운 방학이 오면 강아지도 데리고 옆동네 소꿉친구 모아서 옛날처럼 뛰놀거야 타율학습에 길들어 자유가 어색할지도 몰라 보충수업이 하나뿐인 방학을 위협하겠지만 터지게 밀리는 만원버스를 타지 않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학이 오면 전국을 누비며 보고싶은 사람 하고픈 일 찾아서 신나게 웃을거야
바람 씽씽부는 추운날에도 살펴보자 살펴보자 봄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지금은 찬 바람속에 추운나무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네 흰눈 펄펄 날리는 겨울 날에도 귀 기울이자 귀 기울이자 봄이 어디서 숨쉬고 있는지 지금은 흰눈속에 추운 나무 한그루 외롭게 서 있네 나는 그 나무에게로 달려가고 싶지만 어머니가 말려요 밖은 춥다고 바람 씽씽부는 추운 날에도 휜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나서보자 나서보자 너의 손과 나의 손을 마주잡고 힘찬 휘파람 불며 나서보자 바람 씽씽부는 추운날에도 흰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따라 꿈속을 가듯 정처없이 걸어가네 걸어만 간다 그러나 지금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음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절며 하루를 걷네 봄신명이 지폈나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겨 빼앗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