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내음 풍기는 1970년대 걸작
1975년 긴급조치 9호 사태 이후 끝나지 않을 겨울일 것만 같았던 한국 대중음악계는 80년대에 들어서 완연한 봄을 맞고 있었다. 이 즈음 신촌의 한 골목에 위치한 음악감상실에선 매주 수요일 밤, 정기적인 블루스 잼의 공연이 열렸는데 앨범을 발매하게 되면서 지은 이름이 신촌블루스였다. 이 프로젝트에는 이정선을 비롯해 풍선, 장끼들을 거친 엄인호와 한영애, 정서용, 김현식 등이 주축이 됐다.
신촌블루스의 두번째 앨범은 데뷔 앨범에 비해 조금 더 ‘버터’ 내음이 풍기는 다이내믹한 70년대 풍의 블루스 록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한영애에 이어 신촌블루스의 여성 보컬 제1선발감으로 자리매김한 정서용과 블루스와 솔에 더욱 심취하게 된 김현식, 그리고 게...
솔로앨범 발표 후 잠시 쉬고 있던 엄인호는 우연한 기회에 신촌에 있는 ‘레드 제플린’이란 카페를 인수했다. 이때 이정선, 한영애 등과 여기서 블루스 연주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으로 블루스 공연을 한 것이 1986년 4월이었다.
당시는 신촌블루스라는 이름도 없었고, 밴드라는 개념보다는 일군의 블루스를 좋아했던 뮤지션들의 동호회 성격이었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여기서 힘을 얻은 그들은 수차례의 정식 공연 끝에 88년 본 앨범을 발표했다.
엄인호는 팀명을 지은 배경에 대해 “80년대의 신촌은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싸구려 막걸리집, 음악 카페, 연세대 뒷산, 서강대 잔디밭 등 연습하기 좋은 장소가 많았다. 그런 이유로 ‘신촌’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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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인호ㆍ이정선이 주도해 1980년대 결성된 신촌블루스. 한영애ㆍ 이광조ㆍ정서용ㆍ박인수를 필두로 고(故) 김현식ㆍ이은미ㆍ정경화 등 출중한 보컬리스트들을 배출했고, 이들의 노래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반백이 된 원년 멤버 엄인호(54)가 12월8일 오후 7시30분 서울 명동성당 내 꼬스트홀에서 콘서트 '엄인호의 독백'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는 신촌블루스 출신의 김동환, 강허달림 등 실력파 가수들이 참여해 '골목길' '아쉬움' '거리에 서서' 등 신촌블루스의 히트곡을 열창한다. 또 전인권, 신계행 등 동료 가수들과 엄인호의 협연도 곁들여진다.
엄인호는 70년대 말 이정선ㆍ이광조와 함께 트리오 '풍선'을 결성해 포크 음악을 선보였고 송골매 및 활주로의 명곡을 작곡한 라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