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대부’, ‘대중음악의 산 역사’. 가수 신중현(68)이 한국 대중음악사에 남긴 발자취는 깊고, 넓다. 록과 솔 등 서구 대중음악의 주요 장르들이 그의 손을 거쳐서 이 땅에 들어왔고, 거기에 한국적 색을 입힌 이도 그였다. 김추자, 펄 시스터즈, 장현 등이 그를 통해 데뷔했다. 그가 만든 등은 인구에 회자되며 한국 대중음악의 지평을 확장하고, 깊이를 더했다.
그런 그가 이제 무대를 떠난다. 7월1일 인천문학경기장 보조구장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 공연을 마친 후, 무대 위의 경력을 마감한다. 박준흠 광명음악밸리축제 음악감독이 은퇴 공연을 준비 중인 신중현씨를 만나, 그의 파란만장했던 인생과 음악 얘기를 나누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 속에서 용인의 목조 자택에서 손님을...
“신중현이 왜 위대한가?”하는 질문은 어째 “비틀즈가 왜 대단한가?”와 비슷하게 들린다. 어떻게 그걸 꼭 집어 설명하란 말인가. 그냥 어렴풋이 짐작하고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볼 기회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 설명하는 법도 잊어 버렸다. 그래도 굳이 이야기하자면, ‘한국적’이고 ‘독창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신중현이 만든 5음계 위주로 된 곡들은 독특한 정서를 표출하지만 그게 ‘뽕끼’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물론 서구 음악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겠지만, 신중현의 연주나 작곡에는 큰 흐름의 독창성이 있다. 이건 싸이키델릭 록부터 흑인 음악까지, 미 8군부터 가요계까지 두루 터전으로 삼아온 신중현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 시절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