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서 내 기억을 돌려 받기까지 긴 세월 그렇게 날리네 그리네 그립네 너의 눈과 내 눈이 마주하기까지 수 많은 밤 너를 새기네 그리네 꿈꾸네 날 데려다 줘 그 하늘 그 품 속으로 그 눈망울들과 뛰놀던 시간을 되찾고 싶어 날 기억해줘 모든 게 다 끝났다 하여도 그 따스한 손 한번 잡아볼 수만 있다면 사랑해 내 생이 끝나는 날까지 사랑해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영원히
당신은 내게 머문다 오래 전 헤매었던 낡은 기억 안에 그대로 잠들어 간다 내뱉은 숨 끝 자락에 기대 한사코 매달리려 한다 엄청난 폐허는 그 곳에 살고 또 다른 살인의 연속처럼 당신은 그대로 꽃이 된다 미칠 것 같은 시간이 오히려 나를 살게 하고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이 어둠에서 나는 너를 본다 붉은 꽃 없는 꽃 없는 꽃이 핀다 당신은 담배와 같다 머금은 연기로 와서 한 순간 흩어져 그대로 사라져 간다 쏟아낸 모진 말들처럼 매순간 내겐 독이다 엄청난 폐허는 이 곳에 살고 또 다른 살인의 연속처럼 당신은 내게 꽃이 된다
세상을 살다 보면 믿지 말아야 될게 한 가지가 있다네 사랑하오 사랑을 하오 이 한마디로 모든 걸 걸기엔 너무 터무니 없어 진실한 사랑 따위가 이 세상에 뭐 그리 중요해 미워하오 미워할 테요 미워하오 그댈 미워하오 거짓말 같은 주문따윈 걸지 마요 하루하루 살다 보면 그 말로도 해결되지 않는 게 너무 많아 놀고들 있어 쉬운 건 하나도 없다네 미워마오 사랑도 마오 기대마오 그럴 리 없소 믿고 살긴 정말 힘들어 완벽한 당신을 난 기다려요
다시 또 한 번 이 도시 위를 헤맨다 이것은 내가 할 짓이 못된다 나는 정열의 미드나잇 워머 현실은 깝깝하도다 어디까지가 경계였던가 오 부딪치고 넘치고 가다보면 쓰러지고 이게 청춘의 야밤인가 다 지나가고 다 잊혀지고 다 뒤쳐지고 다 간다간다 다 업고 지고 다 쥐어짜고 다 꿈꾸는가 자 간다 간다
그래도 한 번 이 도시 위를 헤매본다 마지막 예의 또한 지키마 나는 불타는 미드나잇 워머 현실은 사소하더라 여기까지가 나의 경고다 오 부딪치고 꺾이고 알다보면 속상하고 이게 청춘의 야밤인가 다 고상하고 다 염치 없고 다 야박하고 자 간다 간다 다 유치하고 다 장난이고 다 꿈꾸는가 자 내가 간다
쓸쓸한 이 계절에는 이상하게 당신이 땡겨 그냥 나랑 삽시다 당신도 언젠가는 늙어간다오 오 늙어가오 기운도 없구요 사랑은 더 없어요 나 어떡해 나 어떡해요
오늘같이 비오는 밤엔 지독하게 소주가 땡겨 그냥 나랑 잡시다 당신도 저 달처럼 꺾어진다오 오 휘어지오 기운도 없구요 사랑은 더 없어요 나 어떡해 나 어떡해요
나는 너의 사랑을 먹고 사는 철부진가봐 나는 너의 사랑을 갈구하는 황무지요
바바리에 성냥하나 꼬나물고 유유히 도시를 걷던 나의 영웅은 사라졌다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있을거야 옷깃을 세워 돌진하는 나의 형제여
팍팍한 이 삶에서는 아무래도 당신이 좋아 그냥 나랑 삽시다 당신도 언젠가는 늙어간다오 오 늙어가오 기운도 없구요 사랑은 더 없어요 괜찮아요 난 괜찮아요
영웅은 죽지 않았어 이 가슴팍에 살아 있다오 그냥 나를 냅두오 언젠가는 그들처럼 멋져질테오 오 멋져져라 시간은 많구요 사랑은 찾을테요 기다려요 기다려줘요
나는 너의 사랑을 먹고 사는 철부진가봐 나는 너의 사랑을 갈구하는 황무지요
(옷깃에 불어오는 바람처럼 그 마음을 떨어뜨린 노래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더없이 배고팠던 나의 나날들 후줄근한 냄새마저 곱게 빗어 넘긴 바람 엄습하듯 다가오는 그대 기억 속에 날 묻어줘 남겨진 채 아픔 잊고 그다지도 높지 않던 가을 벽을 지나오는 따스함은 이제 잊었소 피 끓는 청춘이어라 매정한 기운이어라 부딪치는 열망이어라 몰아치는 광경이어라)
전체적으로 예스러운 느낌이 앨범을 관통하고 있지만, 그것에 전적으로 기대지만은 않는다. 때로는 현재 인기를 얻는 음악 어법을 끌어와 대입하기도 하며, 어떤 곡에서는 보편적인 진행을 엎고 실험성을 기하기도 한다. 또한,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결합해 이질화를 꾀한다. 블루스 록의 외양을 띤 '풍각쟁이', 90년대 초반의 테크노를 연상시키는 '미드나잇 워머', 라틴음악의 정취와 일렉트로니카가 결합한 '다 쓴', 트립 합과 트랜스를 왕복하는 '춤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