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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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4:35 | ||||
이곳에 철없는 나비 한 쌍이
늙어도 늙지 않는 철없는 바람 속에 휘둘려 산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즈막한 바람은 없었다 단지 내가 쓰라리고 아프고 격했던 시간 뿐인걸 진리야 떠나라 진리야 오 춤춰라 단지 내가 네게 이 목을 뗴어주면 될 테니 진리야 떠나라 오 진리야 깨끗이 잠들라 이 어둠 속에 피는 그대가 내겐 진리다 진리야 깨어져라 후회야 쉬이 부서져라 이 바람은 또 그렇게 쉬 잦아들 테니 용서야 떠나라 오기야 깨끗이 돌아서라 내 여기 머물다 곧 용서 받으러 갈 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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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4:16 | ||||
그대의 코처럼 높은 하늘
그대의 젖처럼 기운 십자가 그대의 맘처럼 거친 저울질 눈처럼 녹아 그대 앞에 조용히 선다 그대의 눈처럼 젖은 태양 그대의 뺨처럼 여윈 초승달 그대의 말처럼 들뜬 노래가 가슴을 저미는 듯 끝이 없는 이 마음은 어찌한다 오 해요 그대의 꿈처럼 높은 하늘 그대의 피처럼 굳은 거짓말 그대의 숨처럼 가쁜 걸음이 이 밤을 부여잡고 춤을 추듯 뒤엉켜서 노래한다 오 해요 내가 미친 듯 노래를 불러도 내가 미친 듯 애원을 하여도 내가 끝까지 매달려 보아도 매정한 그 눈은 나를 보지 않아 서글픈 사연아 애달픈 노래야 무너진 낭만들아 오 해요 해요 오 해요 해요 오 해요 해요 오 해요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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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5:49 | ||||
메마른 입술은 나를 감싸고
무거운 두 눈은 나를 안는다 온전한 햇살은 내겐 없어라 불안한 잔상은 끝내 꺼진다 차가운 이 밤은 밤새 야위어 그대의 빈잔을 채운다 목마른 내 사랑아 오 잊어줘요 난 이렇게 변변치 못해요 슬픈 사랑은 여기서 끝내요 덩그러니 놓여진 그대의 향기가 매일 같이 흩날려 목소릴 잃었네 온전한 바람은 내겐 없어라 잃어버린 봄날은 끝내 타버려 까맣게 타버린 그대의 노래가 파도처럼 밀려와 두 눈이 아파요 목마른 내 사랑아 오 잊어줘요 난 이렇게 변변치 못해요 슬픈 노래는 여기서 끝내요 사랑이야 이 빌어먹을게 사랑이야 사랑이야 닳고 닳은 내 마음이야 사랑이야 앓고 앓은 내 흔적이야 사랑이야 꺼져가는 촛불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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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4:27 | ||||
그대의 웃음소리만 기다리고 있어요 한겨울 드센 바람처럼
칼날이 나를 베어도 이해할 수 있어요 차디찬 소름도 내겐 봄날 같은데 미친 하늘 미친 바람 미친 노래를 불러요 그대에게 닿을지 몰라도 그대의 천공사이로 기다리고 있어요 한 토막 빛 바랜 목련처럼 갈라진 좁은 틈새로 차라리 달이 돼줘요 어루만지며 기도라도 할 수 있게 미친 사랑 미친 태양 미친 새벽을 헤매요 그대를 버릴 수 있어서 사랑은 또 지나고 계절은 그렇게 뒤바뀌는구나 심장이 뒤틀려와도 내게서 찾을 게 하나 없구나 미친 사람 미친 계절 미친 춤을 춰봐요 그대에게 닿을 수 없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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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4:43 | ||||
그댄 정녕 몹쓸 사람
난폭하고 거친 천상 날사내 내 볼에 입맞추더니 변명만 늘어놓고 유유히 사라지네 메마른 피부 메마른 음성 뒤엉킨 머리칼 섹시한 반말 내 사랑을 가져요 그대여 와요 이 뜨거운 심장을 모두 멎게 해줘요 내 굳센 팔뚝에 기대어 잠을 자도 좋고 떠도 좋고 님도 좋고 뽕도 좋아요 난 남자니까 난 남자니까 최대한 장렬하게 그 대가를 치르겠소 그대여 내게 와요 이 처참한 광경을 모두 전해요 내게서 이젠 미련을 버려요 난 정말 몹쓸 남자니까 그대 정말 장렬했소 그대 정말 항명했소 그대 정말 귀중했소 그대 정말 행복했소 단지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일 뿐 난 사내니까 난 사내니까 최대한 맹렬하게 그 심판을 따르겠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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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5:22 | ||||
널 만지고 싶어
그 보드라운 가죽도 벗겨내고 싶어 껍질 속의 껍질까지 다시 내가 너를 가진다 내가 너를 마신다 미쳐버린 괴성으로 내 몸을 모두 적신다 난 요란하게 춤을 춘다 이 못난 욕정으로 내 널 사하리 닳고 닳은 육신을 검고 검은 허물을 길고 긴 그 궤변을 물고 문 그 사연을 하염없이 찬란한 붉고 붉은 체온을 속절없이 뒤엉킨 후미진 내 구멍을 낮은 교성들이 넘친다 혀를 지나 허파까지 연결고릴 끊는다 이제부터 나는 없다 이 못난 육신으로 내 널 범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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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3:51 | ||||
난 정지된 화면처럼 마치 유령처럼 숨죽여 사네
누군가 말을 건다 박차고 나오라고 하지만 나는 두려워 멈춰진 화면 멈춰진 시간 속에 그대는 유령처럼 흔적이 없어 아직도 그대 환상에 빠져있나 이대로 가다간 완전히 사라질 수 있어 소리내 오 이대로 죽지 않으려면 뭐든 해야 해 소리내 오 그 무슨 말이라도 한 번 내뱉어봐 당장 일어나 달을 지나 긴 밤이 내게 찾아온다면 그대 내 손을 잡고 함께 떠나요 소리내 오 행복한 곳으로 난 널 데리고 떠날꺼야 소리내 오 이곳에 뿌려놓은 내 청춘을 모두 걷어 일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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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3:56 | ||||
난 사랑을 알죠 그치만 쓰죠 마음만 있죠
날 제대로 알고 좋아할 사람 하나 없죠 다 그렇게 살죠 나쁠 게 없죠 난 괜찮아요 늘 이렇게 살아 인이 배겨 난 괜찮아요 그대 품에 잠들고 싶어 그대 품에 잠들고 싶어 달처럼 고운 너의 눈빛 빛처럼 영롱한 너의 숨결 새처럼 가볍고 구름처럼 포근해 꿈 속에서라도 한 번쯤 꼭 만나고 싶다 난 사랑을 알죠 그치만 쓰죠 마음만 있죠 날 제대로 알고 좋아할 사람 하나 없죠 다 그렇게 살죠 나쁠 게 없죠 난 괜찮아요 늘 항상 기원해요 그대에게도 늘 행복해요 그대 품에 잠들고 싶어 그대 품에 잠들고 싶어 그대 품에 잠들고 싶어 그대 품에 잠들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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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4:58 | ||||
네게서 내 기억을 돌려 받기까지
긴 세월 그렇게 날리네 그리네 그립네 너의 눈과 내 눈이 마주하기까지 수 많은 밤 너를 새기네 그리네 꿈꾸네 날 데려다 줘 그 하늘 그 품 속으로 그 눈망울들과 뛰놀던 시간을 되찾고 싶어 날 기억해줘 모든 게 다 끝났다 하여도 그 따스한 손 한번 잡아볼 수만 있다면 사랑해 내 생이 끝나는 날까지 사랑해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영원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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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3:46 | ||||
세상은 내게 말하고 있다
이 무슨 짓이냐고 묻고 있다 단지 내 눈을 마주치고 있다 고상한 자백 따윈 이젠 소용없다 그들이 날 조여 오고 있다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알 수 없다 왜 자꾸 내게 집착하는가 태연한 한숨따윈 이젠 소용없다 그들이 날 부추기고 있다 최선은 내가 할 게 아니다 온종일 그 속이 울려 퍼진다 이건 정말 알 수 없는 그들만의 계략(법칙)이다 내가 속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사랑도 믿음도 덧없는 일 세상 다 준대도 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간다 손에 손잡고 함께 해봐요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세상이 날 유혹하고 있다 쓴 것을 달다 말하라 한다 그들이 미쳐 날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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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4:36 | ||||
당신은 내게 머문다
오래 전 헤매었던 낡은 기억 안에 그대로 잠들어 간다 내뱉은 숨 끝 자락에 기대 한사코 매달리려 한다 엄청난 폐허는 그 곳에 살고 또 다른 살인의 연속처럼 당신은 그대로 꽃이 된다 미칠 것 같은 시간이 오히려 나를 살게 하고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이 어둠에서 나는 너를 본다 붉은 꽃 없는 꽃 없는 꽃이 핀다 당신은 담배와 같다 머금은 연기로 와서 한 순간 흩어져 그대로 사라져 간다 쏟아낸 모진 말들처럼 매순간 내겐 독이다 엄청난 폐허는 이 곳에 살고 또 다른 살인의 연속처럼 당신은 내게 꽃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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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 3:19 | ||||
사랑하오 사랑을 하오
세상을 살다 보면 믿지 말아야 될게 한 가지가 있다네 사랑하오 사랑을 하오 이 한마디로 모든 걸 걸기엔 너무 터무니 없어 진실한 사랑 따위가 이 세상에 뭐 그리 중요해 미워하오 미워할 테요 미워하오 그댈 미워하오 거짓말 같은 주문따윈 걸지 마요 하루하루 살다 보면 그 말로도 해결되지 않는 게 너무 많아 놀고들 있어 쉬운 건 하나도 없다네 미워마오 사랑도 마오 기대마오 그럴 리 없소 믿고 살긴 정말 힘들어 완벽한 당신을 난 기다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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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 4:46 | ||||
잠이 오지 않아요 낭만이 없군요
입이 떼어지지 않아요 오해가 있군요 별도 달도 잠든 이 밤에 난 가도가도 절벽인 미로를 걷네 잠이 오지 않아요 그대도 없구요 오늘도 서성이네요 난 여기 있어요 빛도 살도 타버린 이 밤에 난 봐도봐도 끝없는 거울만 보네 아스라한 봄 그 무엇도 이 심장에 닿을 수 없다 검고 푸른 돛 그 누구도 내 장막을 걷을 수 없다 잠이 오지 않아요 기품이 없네요 눈을 뜰 수 없어요 난 끝내 오염 됐군요 난 기다려요 이 밤에 날씬한 그대가 내게로 돛을 날려 오기를 아스라한 꽃 그 무엇도 이 심장에 닿을 수 없다 검고 푸른 벽 그 누구도 새 아침을 맞을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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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 5:37 | ||||
메마른 꽃잎을 피워 내 심장을 굳게 해주오
지친 이 몸 하나 누일 곳 없네 온종일 거친 황야를 걷네 온종일 죽은 달빛만 보네 도시는 말이 없구나 침묵은 돌처럼 굳어 망설임도 없이 내 목을 치네 난 돌아갈 테야 이 밤은 나를 묻는다 시공은 날 잊었다 한다(했다) 긴 침잠이 내게 주문을 거네 (깨어나지마) 온종일 짙은 황혼을 걷네 온종일 죽은 바다를 안네 난 이제 돌아갈 테야 난 살아날 테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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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 4:17 | ||||
그 사내 황망하오
남들은 그저 쉽게 잊고말 수 없는 일들을 난 아직 기억하오 그 사내 황망하오 그저 지는 석양 끝에 우두커니 앉아 밤새 술주정하는 그 사내 또 웃고 또 슬프고 또 바라고 또 잠들고 나면 씻은 듯이 아무 것도 남지 않으리라 고백해보오 다 지난 노래를 다 지난 변명을 다 지난 취기를 다 지난 몸들을 기억하며 그렇게 붉어져 가오 다 지난 바람이어라 다 지난 바람이어라 다 지난 바람이어라 다 지난 바람이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