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에 들어섰지 입속에 알약 하나 물고 등뒤로 숨는 그림자와 함께 걸었던 골목길 거리엔 아무도 없고 햇살만 무심히 비추고 마른 바람은 우릴 가르고 나는 이렇게 나는 여기에 주저앉아 그림자와 차를 마시네 발아래 엉긴 그림자와 함께 마시는 산책길 숲속엔 나무도 없고 구름은 나를 피해가고 햇살은 내 어깰 흔들고 나는 여기에
거기까지 가본 적이 없다는 너의 말을 믿지는 않지만 그런 건 사실 상관이 없는걸 지금 함께이니까 완벽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너의 생각에 동의 못하지만 그런 건 사실 문제가 아닌걸 우린 함께이니까 누군가 나를 위해 죽었다는 너의 믿음을 수긍 못하지만 그런 건 사실 의미가 없는걸 서로 믿으니까 언제나 웃고 있고 싶다는 너의 말을 비웃었지만 나 역시 당신같은 바램에 지금 여기 있네
왠지 그날따라 나 홀로 그곳을 찾았지 역시 넌 푸른 원피스에 진한 핏빛가발 "내 눈을 보지 말고 내 눈 안을 들여다봐" 넌 말했지 난 그냥 짧게 웃고 말았어 난 그냥 짧게 웃고 넘겼지
"오늘 문닫은 후 너만의 기쁨을 위해 은밀한 쇼를 준비했어" 넌 말했지 "그러니 너무 많이 취하는 건 싫어" 넌 말했지 "그렇게 보지만 말고 직접 한번 만져보지 그래" 넌 말했지 난 그냥 짧게 웃고 말았어 난 그냥 짧게 웃고 넘겼지 난 그만 크게 웃고 말았어 우린 그만 함께 웃고 말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