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쥐 한마리 길을 잃고 헤맨다 지친다리 끌며 끌며 논두렁 흙냄새 그저 그립지만 싱그런 풀내음 어디에도 없고 흉물스런 자동차 썩은 연기에 하늘가득 들어찬 찌그러진 냄새 골목길 앞에선 시궁쥐 한마리 반드르한 몸뚱이 나긋한 꼬리 촌쥐보고 웃으며 깔깔거리며 이봐요 총각 쉬었다 가요 부끄럽진 않지만 낯간지러워 슬그머니 왔던 길 돌아가는데 쪼르르르 달려와 꼬리를 잡았네 괜찮아 총각 순진도 해라 들쥐 한마리 짝을 찾아 운다 시골얘기 들려주며 시골은 좋단다 하늘도 맑고 논둑에 흘러가는 개울도 맑고 가을에 쌓이는 쌀가마까지 흘린 땀 그만큼 쌓이는 쌀가마 굳은살 거친손 굵은 주름살 가뭄장마 이겨내며 쌀을 만들지 쌀인지 똥인지 알순 없지만 금뺏지단 양반들이 값을 매긴다 씨앗 값 비료 값 기계 빌린 값 농약값 적십자비 도장놈 수고비 알게주고 몰래 뺏겨 뭐가 남겠니 그래도 산단다 흙에 묻혀서 봄 여름 가을을 바쁘게 살다 겨울 한철 발 뻗고 막걸리 한잔 이 일이 싫어 도망간 년 어찌 많은지 시골엔 총각이 남아돈단다 들쥐 한마리 짝을 잡고 운다 시골얘기 들려주며 들쥐나 시궁쥐나 개만 못하고 개보다 열배나은 인간도 많지만 시골농부 깔보는 도시사람은 보신탕집 강아지보다 나을게 없지 들쥐 얘기 노래하는 개만 못한 나 이런 노래 귀담아 듣는 많이 배운 너 알고 보니 당신도 날 닮았더라 그럭저럭 살아보자 재밌는 이 세상 어렵게 꺼냈던 시골얘기도 가사가 지루해서 끝낼수밖에 어차피 레코드로 낼수도 없고 그냥그냥 이렇게 부르고 산다
갈숲 지나서 산길로 접어 들어라 몇 구비 넘으면 넓은 들이 열린다 길섶에 핀 꽃 어찌 그리도 고운지 공중에 찬 바람은 잠잘줄을 모르는가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 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오랜 가뭄에 논도 밭도 다 갈라지고 먼지이는 논두렁엔 들쥐들만 춤을춘다 죽죽 대나무야 어찌 그리도 죽었노 옛집 추녀엔 이끼들도 말라버렸다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 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이 가뭄 언제나 끝나 어떤놈의 장마 또 지려나 해야 해야 무정한 놈아 잦을 줄을 모르난가 걸걸 걸음아 무심한 이내 걸음아 흥흥 흥겹다 설움에 겨워 흥겹다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 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갈잎 물고 나는 간다
언제부턴가 시장 앞에는 빈수레들이 모여있었네모두 똑같이 수레를 찾는 사람들을 기다리네하늘엔 뜨거운 해가 비지땀을 흘리게하네아무 일도 안했는데 서산 넘어 해는 기울어수레 아저씨들 돌아들가네 할아버지는 행여나하고 아직 돌아가지 않네오늘도 꽁치 두마리 사가지고 가려했는데아무일도 못했구나 별도리 없이 할아버지는 덜컹덜컹 집으로 가네 자동차 소리에 묻혀버린 빈 수레의 한숨소리빈 수레의 한숨소리
긴 잠에서 깨어보니 세상이 온통 낯설고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이 없어 나도 내가 아닌 듯 해라 그 아름답던 기억들이 다 꿈이었던가 한마당 타오른 그 불길이 정녕 꿈이었던가 누군가 말을 해다오 내가 왜 여기 서 있는지 그 화려한 사랑의 빛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멀리 돌아 보아도 내가 살아온 길은 없고 비틀거리는 설움 앞에 길고 긴 내 그림자
그 아름답던 기억들이 다 꿈이었던가 한마당 타오른 그 불길이 정녕 꿈이었던가 누군가 말을 해다오 내가 왜 여기 서 있는지 그 화려한 사랑의 빛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멀리 돌아 보아도 내가 살아온 길은 없고 비틀거리는 걸음 앞에 길고 긴 내 그림자 비틀거리는 걸음 앞에 길고 긴 내 그림자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꽃 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 년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나 죽어 이 흙속에 묻히면 그만이지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아들이다좋은 옷 입고프냐 만난 것 먹고프냐아서라 말어라 군인 아들 너로다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더냐우리 손주 손목잡고 금강산 구경일세꽃 피어 만발허고 활짝 개인 그 날을기다리고 기다리다 이내 청춘 다 갔네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은 이 내 청춘푸른 하늘 푸른 산 푸른 강물에검은 얼굴 흰 머리에 푸른 모자 걸어가네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우리 손주 손목잡고 금강산 구경가세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은 이 내 청춘
열 사람 중에 아홉 사람이 내 얼굴을 보더니 손가락질 해 아홉사람 손가락질 받긴 싫지만 위선은 싫다 거짓은 싫어 못생긴 내 얼굴 태어날 적 부터 못생긴 걸 어떡해 모처럼에 파티에서 여자를 만났지 말 한 마디 잘못했다 뺨을 맞았지 뺨 맞은 건 좋지만 기분 나쁘다 말 안 하면 그만이지 왜 때려 예쁜 눈 높은 코 아름다우니 귀부인이 되겠구나
우리는 작은 집에 일곱이 산다 너네는 큰 집에서 네명이 살지 그것도 모자라서 집을 또 사니 너네는 집많아서 좋겠다 하얀눈 내리는 겨울이 오면 우리집도 하얗지 내일이면 우리집이 헐리어진다 쌓아놓은 행복들도 무너지겠지 오늘도 그 사람이 겁주고 갔다 가엾은 우리 엄마 한 숨만 쉬네 가난이 죄인가 나쁜 사람들 엄마 울지 말아요
아버지를 따라서 일판 나갔지 처음 잡은 삽자루가 손이 아파서 땀흘리는 아버지를 바라다보니 나도 몰래 내 눈에서 눈물이 난다 하늘의 태양아 잘난 척 마라 자랑스런 내 아버지 열 사람 중에 아홉 사람이 내 얼굴을 보더니 손가락질 해 아홉 사람 손가락질 받긴 싫지만 위선은 싫다 거짓은 싫어 못생긴 내 얼굴 맨 처음부터 못생긴 걸 어떡해 못생긴 걸 어떡해 못생긴 걸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