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내 청춘의 가로 등불이 낡은 듯 희미하니 퇴색해 있고
서산을 넘어가는 붉은 노을이 어쩌면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지금은 아버지라는 이름이 있고 밝게 미소 짓는 아이에 얼굴
내안에 행복이란 이런거라고 뒤돌아보지 말고 눈물짓지마
돌아보면 아쉬운 날들 꽃잎처럼
펼쳐진 얼굴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시작하는 첫 마음으로 마흔 무렵
시작이 아름다워라 그 눈물도 아름다워라
다시금 언덕위에 붉은 잎들이 뜨겁게 내 맘처럼 빛을 펼치고
내일은 한잎 낙엽 뒹글어가듯 쓸쓸한 내 모습도 저물어 가려나
지금은 고랑고랑 패인 골짜기 내 생에 선명하게 자리를 잡아
흩날리는 머리칼은 흰 꽃잎처럼 바람에 한올 한올 눈물 고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