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서울 청담동의 재즈클럽 야누스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얼른 눈에 들어왔다.
사실 여성 재즈 어쿠스틱 베이시스트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튄다. 나아가 자신의 키보다 몹시 큰 어쿠스틱 베이스(일명 더블베이스)에서 나오는 비밥의 명곡 ‘튀니지의 밤’은 경이였다. 비밥의 두 영웅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와 맹렬한 연주와 겨뤘던 찰스 밍거스의 베이스를 그녀는 자신의 악기를 빌어 한껏 재현하고 있었다. 참 대단한 아가씨라고 생각했다. 유려하면서도 맥이 살아 뛰는 베이스 선율에 스스로 도취된 듯한 연주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송미호(37)가 또 뭔가를 했다. 첫 앨범을 낸 것이다. 첫 만남에서 “연주하다 죽는 것이 삶의 목표”라고 했던가. 그런 말은 들어본 적 없다. 과격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