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봉아' 10주년 기념 brand new 민속그루브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single
"놀부에게 대박을 보은하겠습니다"
콧수염과 선글라스를 트레이드마크로 신파와 정열을 노래하는 이 시대 최후의 로맨티스트. 조 까를로스(보컬)을 구심점으로 까르푸 황(베이스), 유미(드럼), 김간지(드럼/퍼커션/키보드), 후르츠김(멜로디카)으로 구성되어 있는 5인조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줄여서 '불쏘클')'을 제대로 얘기하기 위해서 우리는 1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
2009년 1집 [고질적 신파]의 충격적인 데뷔. 타이틀곡 '석봉아'를 앞세워 비정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세상사를 '얼터너티브 라틴'과 '민속 그루브'라는 전무후무한 스타일의 조합으로 풀어낸 불쏘클의 음악은 마침 당시 몰아 닥친 인디 음악의 인기 몰이에 힘입어 적잖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돌연 그들은 2010년 EP [석연치 않은 결말]과 함께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은퇴를 선언했고 다시 한번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만약 이걸로 끝이었다면 그저 잊혀진 전설로 남았으리라. 정작 불쏘클의 존재는 은퇴 후에야 널리 알려지고 말았다. 2012년 TV의 한 오디션 프로에서 한 지원자가 '석봉아'를 불렀고 그것은 부른 이 만큼이나 잊혀져 가는 노래에 다시금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옛말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던가. 2013년, 불쏘클은 '녹색 감성의 본격 에코 힐링 밴드 불쏘클 더 그레이스'라는 새로운 컨셉트의 신곡 [캠퍼스 포크송 대백과 사전]과 함께 돌아왔다. 하지만 때를 맞춘 듯한 컴백은 이미 한 박자 늦어 있었던 것이다. 3년 사이에도 시간은 미친듯이 흘러갔고 반짝했던 대중들의 관심은 이미 사그라져 있었다. 1년에 하나씩 신곡을 발표하며 연명해오던 불쏘클은 2015년 싱글 [뻘밭에서]를 마지막으로 오랜 침묵에 들어갔다.
하지만 신파와 정열의 오랜 불씨는 꺼지지 않았으니, 2019년의 끝 무렵, 불쏘클은 4년만의 새 싱글 "놀부에게 대박을 보은하겠습니다 (줄여서 '놀.대.보')"로 돌아왔다.
'놀.대.보'는 명곡 '석봉아' 발매 10주년을 기념하는 후속작으로 예전 불쏘클의 핵심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일단 놀부가 등장하는 심상치 않은 제목부터 일단 '민속'. 그리고 전주도 없이 대뜸 등장하여 곡 전체를 지배하는 조 까를로스의 보컬과 훵키한 기타/베이스의 조합은 '그루브'. 거기다 존경하는 선배 아티스트 '육각수'의 "흥부가 기가 막혀"에 대한 오마주까지. 바로 불쏘클의 원점이었던 '민속 그루브'의 재림이다.
그러나 그저 들리는 것처럼 신나기만 하다면 그건 불쏘클이 아니다. 전래동화의 케케묵은 때를 벗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심술 CROWN'을 쓴 채 소셜 미디어를 지배하는 '크리에이티브 심술 아티스트'로 부활한 놀부는 이 시대의 갑을 대표하는 존재다. 그리고 옛 이야기대로라면 그에게 벌을 줘야 마땅한 제비는 오히려 굽실거리며 대박을 보은하겠다고 한다. 우스꽝스러움 속에서 언제나 냉정함을 잃지 않았던 불쏘클의 세계관은 한층 더 비정해지며 10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의 시대정신과 공명한다.
더불어 음악 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싱글의 아트워크다. 시작부터 함께 해 온 회화작가 조작까가 새롭게 창조해낸 놀부의 기상천외한 캐릭터는 모션 그래픽 아티스트 NiNE.Ist의 손으로 움직임을 얻어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됐다. 밴드 최초의 공식 뮤직비디오라는 점에서 불쏘클에게도 뜻 깊은 이번 작품은 싱글 발매와 함께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다.
그리고 발매에 더불어 정말 오랜만에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2019년 연말의 12월 24일(화) 크리스마스 이브에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예정되어 있는 이번 공연의 예매는 멜론티켓을 통해 진행 중이다.
2020년 새해, 아무쪼록 대박으로 보은 받으시길. 그리고 놀부처럼 승자의 삶을 누리시길.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