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잃어도 찾아가야 할 곳이 멀리 있다면 그 곳을 향한 내 마음은 모든 걸 넘을 수 있을까
길을 내 험한 숲 속에 길을 내 거친 산 위에 길을 내 그대 마음에 음 나는 걸을래
무서울 것 없는 난 앞으로 나가기만 쓰러져 눈물이 나도 다시 일어나면 그만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만 아픔이 있다해도 내게는 아주 짧은 순간 밝은 미래 나의 길을 위해 그리고 내겐 뜨거운 열정이 있기에 세상은 내게 기회를 주고 있었지 조금 힘이 들지라도 난 웃었지
길을 내 "넘어지더라도 또 일어나" 길을 내 "곁에 다른 누구 없어도" 길을 내 "오 바로 그대가" 그래 나는 또 걸을래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곳을" 모두 걸어가고 있을 때 "그 어느 날에 우리 다시 만나면" 이마에 땀을 닦으며 부디 웃으면서 얘기하기를
그렇게 나는 숲을 헤쳐나갔지 신이 나면 나의 노랠 흥얼거렸지 그런 어느 날 뒤를 봤을 때 내 길 그대로 누군가의 오랜 흔적이 있었지 난 나뭇잎에 덮힌 누군가의 길을 그대로 걸어왔던 것 뿐 이었네 uh 누군가의 길을 그대로 걸어온 것 뿐 이었네
길을 내 "넘어지더라도 또 일어나" 길을 내 "곁에 다른 누구 없어도" 길을 내 "오 바로 그대가" 음 나는 걸을래
길을 내 "넘어지더라도 또 일어나" -혹시 넘어지더라도 나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아무리 힘들어도 길을 내 "곁에 다른 누구 없어도" -곁에 누구 없더라도 나 혼자라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대도 길을 내 "오 바로 그대가" -험한 숲 속에 거친 산 위에 그리고 바로 그대 마음에 내가 가야 할 곳 거길 향해 음 나는 걸을래 길을 내 그대 마음에 그래 나는 또 걸을래
난 바람을 맞서고 싶었지 늙고 병든 너와 단 둘이서 떠나간 친구를 그리며 무덤을 지키던 네 앙상한 등위에서
가자 가자 라만차의 풍차를 향해서 달려보자 언제고 떨쳐 낼 수 없는 꿈이라면 쏟아지는 폭풍을 거슬러 달리자
라- 휘날리는 갈기 날개가 되도록 라- 모두 사라지고 발굽소리만 남도록
낡은 창과 방패 굶주린 로시난테 내겐 이 모든 게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태 절대 포기하면 안 돼 모든 걸 할 수 있는 바로 난데 이제 와 너와 나 그만 멈춘다면 낭패 하늘은 더없이 파래 울리자 승리의 팡파레 누구도 꺼릴 것 없이 이글거리는 저 뜨거운 태양 그 아래 uh 너와 나 함께 힘을 합해 지금이 저기 저 넓은 벌판 향해 힘껏 달려나갈 차례
가자 지쳐 쓰러져도 가자 나를 가로막는데도 라만차의 풍차를 향해서 달려보자 언제고 떨쳐 낼 수 없는 꿈이라면 쏟아지는 폭풍을 거슬러 달리자
라- 휘날리는 갈기 날개가 되도록 라- 모두 사라지고 발굽소리만 남도록
라- 내가 걸친 갑옷 녹슬어도 세월의 흔적 속에 내가 늙고 병들어 버려도 라- 나의 꿈을 향해 먼 항해 나는 떠나가네 성난 풍파 헤치는 나는 기사라네 라- 끝없이 펼쳐진 들판 지나 풍차를 넘고 양떼를 지나 라- 낡은 방패 부서진대도 나의 무뎌진 창끝에 아무도 겁먹지 않는대도
하늘이 갑자기 어둠에 뒤덮이고 울음을 울 때 먹구름 자락이 머리에 닿을 듯 낮게 가라앉을 때
커다란 빗방울 바위 쏟아지듯 와락 퍼부어질 때 온몸이 날릴 듯 세찬 바람 차게 휘몰아칠 때
나 그대와 붙든 두 손을 놓지 않고 태풍 속에 지켜줄 수 있을까
난 그대를 끝내 놓쳐버리지 않고 우리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대 손을 놓쳐 버리고 (사라져 버리고) 따뜻했던 나의 손은 차갑게도 식어 버리고 (그댄 어디로) 목이 터지도록 그대를 불러보고 다시 둘러 봐도 바람이 쓸고 갔는지 파도가 그댈 삼켰는지 하나 둘 주위의 모두들 누군가를 찾아 헤매고 대답 없는 이름만이 하늘 위로 어지러이 떠가고 성난 태풍 속에 절망 끝에 아무 것도 난 못한 채 한 순간에 내 모든 게 부질없어져 난 눈을 감네
나는 걷고 있다 걷고 있다 걷고 있다 한 치도 보이지 않는 지리한 어둠 속에서 끝없이 걷고 있는 나는 어디에 빛은 어디에 대체 여기는 어딘지 아니 얼마나 계속되는 것인지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걸어 올라온 건지 분명한 건 나는 지금 검은 성의 탑 안 그리고 끝도 없는 나선형의 계단 수십 년간 끊이지도 않았던 이 어둠과 음습한 공기가 걸음마다 내 숨을 가져가 이 계단이 언제 끝날 지는 난 모르고 그럼에도 쉬지 않고 난 이 계단을 계속 오르고 희망은 먼 저기 한 줄기의 빛 뿐 날 보는 건 저기 매달린 박쥐 뿐
빛은 멀리에 저기 멀기만 한 하늘 끝 어렴풋이 내게 보일 듯 멈출 수 없네 무너져 내리네 내가 지나온 계단은 부서져 발을 떼기가 무섭게 저 밑으로 다 무너져 나는 어디에 끝은 어디에
내게 시간이란 이제 아무런 의미 없고 그저 휘어진 손톱이 대신 말해주고 나의 메마른 피부는 고름으로 차 오르고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어느 순간 이러다가 결국 죽음으로 조금씩 나는 미쳐 끝없는 계단 속에 갇혀 이젠 내 맘 속 비틀거리는 저 불안한 관성에 맞춰 저 멀리 한 줄기 빛은 내게 멀어져 한 번만 발을 잘못 짚어도 저 밑으로 떨어져 일단 살아 남자는 강한 오기 보단 어느덧 이곳에 길들여진 나이기에
나는 걷고있다 빛은 멀리에 저기 멀기만 한 하늘 끝 빛은 더 멀어지는 듯 멈출 수 없네 무너져 내리네 앙상한 다리는 어느새 꺾이고 고통을 삼키고 힘없이 부러져 버리고 나는 어디에 끝은 어디에
빛은 멀리에 저기 멀기 만한 하늘 끝 빛은 처음부터 없는 듯 멈출 수 없네 무너져 내리네 희망은 천길 낭떠러지 밑으로 무너지는 계단과 함께 저기 바닥끝으로 나는 어디에 끝은 어디에 나는 걷고 있지
나비는 언제부턴가 내 방안으로 날아들었지 내 방 창가에 앉아 유혹하듯 나를 불렀지 그런 어느 날 뛰는 가슴에 갑자기 난 일어나 계단을 오르고 복도를 지나 그녀 방문 열리자
부드러운 나비들이 나의 몸을 감싸고 아득해진 내 귓속엔 그녀의 더운 숨결만 그녀는 방안을 가득 채운 나비와 함께 매일 밤 사랑을 접고 있었지
그녀의 호흡은 어느새 나와 똑같이 가녀린 그녀 숨결은 뜨겁게 내 입술을 감쌌지 이 방을 울리는 나와 그녀 맥박소리 숨죽이고 우릴 바라보는 나비들의 시선만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녀의 따뜻한 기운이 가득 내게 그대로 전해져 내 심장은 터져 나갈 듯 파르르 떨리던 그녀의 날개를 품에 안고 땀인지 눈물인지 사랑에 취한 듯 끝없이
아스라한 살결 속에 나는 무너져가다 무심결에 창을 여니 나비는 모두 날아가고 난 어쩜 꿈을 꾼 건 지 몰라 이제 남은 건 옷깃에 찢어진 하얀 나비뿐
오늘이 언제인지 정신을 놓고 있었는지 난 어지러움이 알 수 없는 상처의 의미 당황스러웠지만 난 알고 있었지 그리고 한 번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 몇 달이 흘렀는지 난 바보처럼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매일같이 종이나비 내 창가에 앉길 그리고 그랬듯이 다시 나를 부르길
그런 쓸데없는 참견 부담스런 질문 어이없는 충고와 꾸며 만든 관심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면서 뭐라고? 그런 말은 안 들려! 너의 맘을 담은 진실만을 들려줘 안 들려! 이제 이런 짓은 부디 그만!
사실 조금은 난 짜증나 나의 주위를 돌며 넌 다가와 툭툭 신경 자극하다 언제 그랬냐는 듯한 표정 하나 뭐라 하면 혼자 바보가 될까 난 두려워 매번 참아 버리잖아 뭐라고? 그런 말은 안 들려! 너의 맘을 담은 그 진실만을 내게 들려줘 안 들려! 이제 이런 짓은 제발 그만
사실 너를 알고 싶어 너를 듣고 싶어 심술보다 깊다는 네 맘을 들려주길 바래
차라리 싫으면 싫다 말해 나 혼자 괜히 고민할 필요 없게 나 이제 더는 참을 수가 없지 그저 저 밑의 네 맘을 다 내게 꺼내 이젠 내게 말해 줘 우리 둘을 위한 얘기를 왜 이래 왜 그걸 못해. 넌 베일에 쌓여 뭘 위해 아직 너는 내게 소중한 이니까 뭐라고? 그런 말은 안 들려! 너의 맘을 담은 그 진실만을 내게 들려줘 안 들려! 이제 네게 제발 부탁할게
친절한 거절의 말에 영문을 모른 채 고개를 들어 바라본 곳엔 그대의 얼굴은 없고 무거운 철문만 그 너머에선 웃음소리만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대체 왜 이러냐고 이럴 수 있느냐고 그대에게 화를 내야 하는 건지 아님 하소연이라도 해야 되는 건지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울어야만 하는 건지 결국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로 멍하니 또 그냥 서 있었지 너무 많은 지나온 우리 추억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화도 한번 내 보지 못한 채 난 고갤 떨구었지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만 우주를 떠돌다 어느새 저 멀리 사라졌지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돌처럼 단단했던 믿음은 가루 되어 휘날렸고 함께 보낸 시간들은 내겐 감당도 못할 큰 상처가 돼 버렸지 그대 말 한 마디에 전부 산산이 조각난 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에 난 아직 자신도 없는데 당장 무얼 해야 할 지도 모르는데 길 잃은 아이처럼 그저 나는 그대 이름만 이렇게 부르고 있는데 시간이 흘러도 어떤 응답도 없고 이제 내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었지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왼손잡이는 이적과 김진표로 이루어진 패닉이 1995년 발표한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이적이 작사, 작곡, 편곡까지 다 했고 앨범 전체의 프로듀서는 최성원이 맡았다. 이적은 밴드를 하고 있다가 밴드를 나오면서 솔로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렇게 만든 데모 테이프를 들고 최성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왠지 솔로는 부담스러워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김진표를 찾아가 듀오를…...
패닉의 2집 ‘밑’은 ‘달팽이’ ‘왼손잡이’ 등 히트곡이 무성한 데뷔작 이후 1년 만에 발표된 작품으로 전작의 말랑말랑한 곡들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당혹스러움과 실망감을 동시에 안겨줬다. 하지만 이 음반은 일부 음악마니아와 음악평론가에게 새로운 음악을 듣는 기쁨을 충분히 전해줬다. 한국 대중음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키치적인 표현들과 괴기스러운 정서, 비판적이고 냉혹한 노랫말은 이들의 음악이 읊조림 안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외침으로 진화한 것임을 보여준다. 음반 커버 역시 이 음반에 담긴 노래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음산한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광대와 저승사자, 날름거리는 혀와 충혈된 눈, 그리고 피에 젖은 부랑자 등 노래에 등장하는 모든 소재들이 일러스트로 승화돼 음악의 정서가 예술적인 ...
여기, 지칠 줄 모르고 뛰어가는 젊은 음악이 있다. 한창 좋을 때지…. 흐뭇하게 바라보다간 주춤한다. 어라, 그런데 뭔가 조금 다르다. 이상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팔과 다리의 위치가 뒤바뀌어 있고, 입가에는 묘하게 기분 나쁜 웃음을 띠고 있었다. 패닉이 노래하는 젊음은 밝고 맑은 명랑만화 같은 젊음이 아니다. 자신만의 이론과 논리로 공격과 방어 겸용의 가시를 세우고, 뒤틀린 세상을 향해 더욱 뒤틀린 조소를 보이는 젊음이다. 달랐다, 그래서 재미있었다.
1990년대 중반에 나타난 패닉과 패닉의 앨범은 분명 가요계의 돌연변이 같은 존재였다. 뜬금없이 뚝 떨어진 불분명한 출처도 그랬고, 명문대학생과 현직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멤버 구성도 그랬다. 댄스 음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짝사랑이나 웰메이드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