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센치' 발라드의 또 다른 진화, 애잔한 가을 발라드 "10월의 날씨" 로 돌아오다 [3.1]
'십센치' 공식 기념일 텐텐절을 맞이해 팬들에게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 '10cm(십센치)' 가 새 싱글로 돌아왔다. 지난해 발매한 세 번째 정규작 [3.0] 이후 꼭 1년 만이다. 이번 싱글은 '십센치' 의 팬들에겐 더욱 특별한 선물이다. 팬들이 지정한 '십센치' 공식 기념일인 텐텐절(10월 10일)에 맞춰 공개되었기 때문. 그만큼 팬들에겐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질 이 작품은 [3.1] 이라는 타이틀이 의미하듯 [3.0] 의 연장선이면서 동시에 [4.0] 으로 가는 여정의 첫 발걸음이기도 하다.
[3.1] 은 분위기와 감성이 확연하게 다른 두 곡, "비밀연애" 와 "10월의 날씨" 를 수록하고 있는데 이 두 노래 각각의 뉘앙스는 마치 전작 [3.0] 에 수록된 몇몇 악곡의 그것과 사뭇 닮아있다. 연인과의 야릇하면서도 두근거리는 상황을 유쾌한 노랫말로 풀어낸 "쓰담쓰담", 그리고 이별 후의 애틋한 감정을 아련하게 그린 "그리워라" 가 담고 있던 감정선들이 [3.1] 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3.1] 사랑에 관한 양면적인 모습들과 이에 얽힌 감정들이 다시 한 번 속속들이 그려진다.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남들 몰래 연애를 즐기는 연인들의 짜릿한 상황과 풋풋한 모습들을 그리는 첫 곡 "비밀연애" 는 '십센치' 특유의 유쾌함과 발칙함이 여전하다. 감미로운 전반부를 지나 후렴구에서는 톡톡 쏘는 '권정열' 의 보컬이 로맨틱한 기타리프와 곡 전반에서 어우러지는데 특히 팝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편곡을 시도한 '윤철종' 의 프로듀싱은 악곡이 지닌 화사한 색채를 한층 컬러풀하게 채색하고 있다.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가을 감성 물씬한 발라드 "10월의 날씨" 는 다분히 직접적인 표현과 상황 묘사가 주를 이뤘던 이전의 '십센치' 발라드들과 표현의 방법을 달리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고 없이 내리는 소나기를 마주하며 느끼는 애달픈 감정들을 노래하는 이 곡은 그저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우울한 하루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느닷없는 소나기처럼 갑작스러이 이별통보를 받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곡은 청자의 상황, 상상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덤덤한 듯, 하지만 곡에 깊게 몰입하며 처연하게 노래하는 '권정열' 의 보컬은 그의 보컬리스트로서의 진가를 재확인시키고 차분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곡의 흐름을 이끌어 나가는 '윤철종' 의 섬세한 기타 연주는 은은한 현악기 선율과 맞물려 아련하면서 아름답다. 새파란 하늘처럼 화사한 따사로움과 옷깃을 여미게 하는 스산함이 함께 공존하는, 마치 가을이라는 계절과도 꼭 닮은 소품집이다. (글: 김설탕(POCLANO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