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복제할 수 없는 보컬 하나만으로 예술을 넘어 접신의 경지에 오른 여성 대중음악가! 이 땅의 진지한 음악 수용자들로부터 마음 속에서 솟아나는 지지를 한결같이 받아 온 한.영.애!
'건널 수 없는 강'과 '여울목'을 단숨에 명작의 지위로 올려놓은 1986년 벽두의 첫 솔로 앨범과 그녀의 최대 성공작인 '누구 없소'와 '코뿔소'를 담은 1988년 2집의 황홀한 블루스와 록의 행간을 기억하고 있는 이라면, 나아가 그의 음악적 이력을 집대성한 1993년의 2장짜리 라이브 앨범 '아(我).우(友).성(聲)'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다이내미즘을 만끽한 기억을 보존하고 있는 이라면, 그리고 [노래하는 사람 한.영.애]를 [아티스트 한.영.애]의 반열로 뛰어오르게 했던 90년대 손꼽히는 명작 '불어오라 바람아'(1995)와 트립합, 테크노, 레게 등의 새로운 에너지를 수용하며 융합시킨 5집 '난.다'(1999) 등을 소중하게 듣고 또 들은 사람이라면, 몇 장 되지 않는 조촐한 디스코그래피만을 가진 이 음악의 여사제가 우리 대중음악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될 것이다.
노래하는 사람, 한영애의 15년만의 외출
앨범에 대한 완전주의와 라이브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한.영.애표 음악>이 어떤 것인지를 일관되게 보여주었던 그녀의 15년 만의 새 앨범 [샤키포]
이번 6집 앨범은 강산에, 국내에 모던 락을 처음으로 소개한 유앤미블루의 방준석, 그리고 ‘10minutes’의 작곡가 김도현 등 다양한 음악인들과의 작업으로 컨트리 풍의 레게음악, 블루지한 느낌의 락 발라드, 리듬앤블루스에서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총 10곡으로 구성되었다.
첫번째 수록곡인 '회귀'는 한영애가 작사한 곡으로 미니무그(Minimoog),프로펫(Prophet),머신드럼(Machinedrum) 등의 아날로그 전자악기들을 사용한 사운드 메이킹을 시도했으며, ‘너의 편’은 뉴웨이브한 일렉트로 신스 사운드와 브리티쉬 록 사운드가 어우러져 간결하면서도 쉬운 멜로디가 금새 귓가에 맴도는 모든 연령대가 들어도 좋은 곡이다. 또, 오랜 세월의 무게가 덤덤하지만 깊이 있고 정갈하게 느껴지는 세번째 곡 '사랑은 그래, 바다처럼'은 사랑과 희망, 아름다움에 관한 명상을 담고 있다.
방준석 작곡/ 한영애, 황경신 작사의 '샤키포'는 우리가 꿈꾸던 세상이 오리라는 믿음으로 다 같이 함께 하고픈 신나는 곡이다. 특히, ‘샤키포’는 특유의 감성적인 영상을 선보여온 용이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 매력적인 스토리의 뮤직비디오로도 선보인다.
절제된 멜로디, 어쿠스틱 피아노의 따뜻함, 진한 오르간 사운드, 그리고 차가운 혼 섹션 파트의 조화가 돋보이는 리듬앤블루스 곡 ‘하루하루’, 따뜻하고 순수한 발라드 곡 '바람', 강산에 작곡/ 한영애 작사의 심플한 레게 풍의 곡 '안부'는 한영애 특유의 따뜻함이 가득하다.
김도현 작곡/ 황경신 작사의 '크레이지 카사노바'는 빠른 템포의 6/70년대 모타운(Motown) 스타일에 록(Rock)적인 요소가 가미된 흥겨운 노래로, 복고와 현대가 어우러진 사운드 위로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보컬의 메세지가 매력적이다.
현실과 과거의 회상 그리고 다시 현실로의 복귀를 그린 블루지한 느낌의 락발라드 '부르지 않은 노래',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진 음악 그림이라 할 만한 한영애의 곡 ‘그림 하나’까지 다양한 장르의 10곡은 이렇게 [한.영.애표 음악]으로 하나의 앨범이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