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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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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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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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편지
- 한용운 시 당신의 편지가 왔다기에 꽃밭 매던 호미를 놓고 떼어 보았습니다. 그 편지는 글씨는 가늘고 글줄은 많으나 사연은 간단합니다. 만일 님이 쓰신 편지라면 글은 짧을지라도 사연은 길 터인데 당신의 편지가 왔다기에 바느질 그릇을 치워 놓고 떼어 보았습니다. 그 편지는 나에게 잘 있느냐고만 묻고 언제 오신다는 말은 조금도 없습니다. 만일 님이 쓰신 편지라면 나의 일은 묻지 않더라도 언제 오신다는 말을 먼저 썼을 터인데. 당신의 편지가 왔다기에 약을 달이다 말고 떼어 보았습니다. 그 편지는 당신의 주소는 다른 나라의 군함(軍艦)입니다. 만일 님이 쓰신 편지이면 남의 군함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편지에는 군함에서 떠났다고 하였을 터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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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2:34 | ||||
♣ 너 에게
-김남조 시 아슴한 어느 옛날 겁劫을 달리하는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알뜰한 내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지아비의 피 묻은 늑골에서 백년해로의 지어미를 빚으셨다는 성서의 신의 이야기는 너와 나의 옛 사연이나 아니었을까 풋풋하고 건강한 원시의 숲 찬연한 원색의 칠범벅이 속에서 아침 햇살마냥 피어나던 우리들 사랑이나 아니었을까 불러 불러도 아쉬움은 남느니 나날이 새로 샘솟는 그리움이랴, 이는 그날의 마음 그대로인지 모른다 빈방 차가운 창가에 지금이사 너 없이 살아가는 나이건만 아슴한 어느 훗날에 가물거리는 보랏빛 기류같이 곱고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다시금 남김 없는 내 사람일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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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3:07 | ||||
♣ 임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시 가을 날 노랗게 물 드린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湖水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 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곤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란 하늘에 白鷺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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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1:45 | ||||
♣ 길 처럼
-박목월 시 머언 산 굽이굽이 돌아갔기로 山굽비마다 굽이굽이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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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2:36 | ||||
♣ 단 장(斷章)
-민영 시 외로울 때는 눈을 감는다. 바람에 삐걱거리는 서랍을 닫듯... 목마를 때는 돌아 눕는다. 눅눅한 바람벽에 허파를 대고... 하지만, 내연(內燃)의 피 독이 되어 거꾸러질 땐 뜨겠다, 죽어도 감지 못할 새파란 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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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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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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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2:02 | ||||
♣ 갈 대
- 신경림 시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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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1:47 | ||||
♣ 낙 엽 송(落葉松)
-박두진 시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받들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웁다. 청송(靑松)이래도 가을 되면 홀 홀 낙엽(樂葉) 진다 하느니, 봄마다 새로 젊은 자랑이 사랑웁다. 낮에 햇볕 입고 밤에 별이 소올솔 내리는 이슬 마시고, 파릇한 새 순이 여름으로 자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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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 2:56 | ||||
♣ 접 동 새
- 김소월 시 접동 접동 아우래비접동. 진두강(眞痘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眞痘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읍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읍니다. 아홉이나 넘어 되던 오랍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山) 저 산(山)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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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 2:05 | ||||
♥♥ 당신의 사랑 앞에
-박 두진 詩 말씀이 뜨거이 동공에 불꽃 튀는 당신을 마주해 앉으리까 라보니여. 발톱과 손바닥과 심장에 생채기 진 피 흐른 골짜기의 조용한 오열 스스로 아물리리까 이 상처를 라보니여. 조롱의 짐승소리도 이제는 노래 절벽에 꺼구러짐도 이제는 율동 당신의 불꽃만을 목구멍에 삼킨다면 당신의 채찍만을 등빠다에 받는다면 피눈물이 화려한 고기비늘이 아니리까 라보니여 발광이 황홀한 안식이 아니리까 라보니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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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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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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