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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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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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행복이 온다면 나는 그에게 감사하고
내게 불행이 와도 나는 또 그에게 감사하죠 우리 행복의 문은 밖에서도 열리지만 우리 행복의 문은 안에서도 열리게 되어 있죠 내가 행복할 때 나는 오늘의 햇빛을 사랑하고 내가 불행할 때 나는 내일의 별들을 사랑하죠 이렇게 내 생명의 숨결은 밖에서도 들이쉬고 안에서도 내어 쉬게 되어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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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4:12 | ||||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
씨앗 뿌리고 농약 없이 키우려니 하도 자라지 않아(하도 자라지 않아) 가을이 되어도 헛일 일 것 같더니(가을이 되어도 헛일 일 것 같더니) 여름 내 밭둑 지나며 잊지 않았던 말 (잊지 않았던 말) 나는 너희로 하여 기쁠 것 같아 (잘자라 잘자라 기쁠 것 같아) 늦가을 배추포기 묶어주며 보니 그래도 튼실하게 자라 속이 찼다 혹시 배추벌레 한 마리 혹시 배추 벌레 한 마리 이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꼭 동여매지도 못하는 사람 마음이나 배추 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 속은 점점 순결한 잎으로 차오르는 배추의 마음이 뭐가 다를까 배추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 배추에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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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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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면 되지만 음-- 보고 싶은 마음은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음-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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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4:12 | ||||
1. 술을 좋아하는 아빠가 포장마차에 갈 때
그림일기 그리다 말고 나도 따라 나선다 아빠는 똥집 안주로 소주 한 병 비우고 살짝 데친 꼴뚜기 한 접시는 내 차지다 (꼴뚜기처럼 생긴 애가 꼴뚜기를 참 좋아해) 포장마차 할머닌 아빠를 본체도 안하고 꼴뚜기를 먹는 나만 바라 본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시킨다더니 우리 집 망신은 요놈이 다시키누나 아빠는 하하하하 웃으며 술잔을 비운다 나는 꼴뚜기 한 접시가 아쉬워 입맛 다신다 2. 엄마 따라 춘천에 가는 국도가에는 호박이랑 모과랑 파는 길가 가게가 많다 엄마는 춘천의 대학 국어선생님 나는 서울 종암초등학교 일학년 학생 엄마는 모과 다섯 개를 고르고 나서 과일가게 망신은 모과가 다시킨다는데 오천원은 비싸요 천원 깎아 주세요 오천원은 비싸요 천원만 모과 파는 아줌마는 안된다고 말을 하다가 요즘 모과는 망신이 아니고 자랑이예요 이 애가 모과처럼 예뻐서 주는 거예요 내 머리를 쓰다듬는 아줌마를 보면서 우리집 망신은 요놈이 다 시키누나 엄마는 깔깔깔깔 웃으며 모과 봉지를 들고 나는 모과에 얼굴 대보며 활짝 웃는다 큰 소리치면서 작은 것 다 잡아먹는 상어나 문어나 고래가 나는 다 싫다 잘 생기고 커다란 과일도 싫다 꼴뚜기와 모과가 나는 제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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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4:29 | ||||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 지 별들이 많이 떴다
개울물 맑게 흐르는 곡 마을을 이루고 물바가지에 떠 담던 접동새 소리 음- 별 그림자 그물아 쌀을 씻어 밥 짓는 냄새나면 굴뚝 가까이 내려오던 밥티 처럼 따스한 별들 별들이 뜬 별이 뜬 마을을 지난다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 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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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2:59 | ||||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다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고에다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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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3:40 | ||||
참 맑아라 겨우 제이름 밖에 모르는 열이
열이가 착하게 닦아 놓은 유리창 한 장 먼 해안선과 다정한 형제 섬 그냥 그대로 눈이 시린 가을바다 한 장 열이의 착한 마음으로 그려 놓은 아 참으로 맑은 세상 저기 있으니 맑아라 겨우 제이름 밖에 모르는 열이 열이가 착하게 닦아 놓은 유리창 한 장 먼 해안선과 다정한 형제 섬 그냥 그대로 눈이 시린 가을바다 한 장 열이의 착한 마음으로 그려 놓은 아 참으로 바다가 보이는 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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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3:08 | ||||
1.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2.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들이던 그 날 그날 생각 하시리 3.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 주시던 하양 손 가락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속에 보듯보듯 힘줄만이 서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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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2:50 | ||||
벚꽃 지는 걸보니 푸른 솔이 좋아
푸른솔 종하하다 보니 벚꽃 마저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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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4:08 | ||||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던가 (음)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줄안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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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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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걱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지금은 떠나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내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 지는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영혼의 슬픈 눈 내영혼의 슬픈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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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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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 일 것이나 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마다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꿔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문물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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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 3:24 | ||||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
그늘을 사랑하니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 한다 햇볕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 한다 사랑도 눈물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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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 5:22 | ||||
내 고장 칠월은 (음)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음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들픈 몸으로 청포도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