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을 기울이면’ 기적처럼 찾아드는 파스텔톤 사랑과
깨지기 쉬운 일상에 관한 음악
- 상큼한 멜로디에 얹혀진 여린 소녀 같은 목소리, 아련하고 투명한 눈 같은 색채감을 띤 사운드
- 커버 작품 일러스트레이터 ‘김지윤’의 ‘선인장 여왕님’, ‘아홉시에, 여자애가 웃었다’
- 사랑스러운 발견이 될 미스티 블루의 2005년 데뷔작
‘파스텔 music + 일러스트 시리즈’두 번째
- 미스티 블루 ‘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B’
- about ‘misty blue’ ?
미스티 블루는 정은수(보컬), 최경훈(베이스), 이정우(기타) 3인조 밴드로 이루어진 ‘misty blue’(이하 미스티 블루)는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 결성되어 긴 시간동안 곡 작업과 녹음을 거쳐 이제야 세상과 만나게 되었다. 리더이자 베이시스트인 최경훈과 보컬과 작사를 맡고 있는 정은수 모두 어린 시절 스쿨밴드의 이름이 ‘미스티 블루’였다는 이유에서 ‘미스티 블루’로 결성, 이름 지어졌다. 2년 반이란 길다면 긴 시간동안 곡 작업을 마치고 레코딩 엔지니어였던 최경훈(베이스,리더)의 직장(!)에서 이루어진 데모 작업을 끝내고 첫 번째 정규앨범을 6월, 초여름에 맞춰 발매하게 되었다.
- 커버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미스티 블루’의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 B] 발매….
‘미스티 블루’의 첫 번째 정규앨범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B’는 젊고, 동시에 어린 일러스트레이터 김지윤의 작품 ‘선인장 여왕님(main cover)’과 ‘아홉시에, 여자애가 웃었다(back cover)’로 제작되었다. 메인 커버인 ‘선인장 여왕님’은 2003년 출판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한 작품으로 음반 발매를 앞두고 우연히 인터넷에서 일러스트를 보게 된 미스티 블루 멤버들을 매료시켜 커버로 제작하게 되었다.
‘미스티 블루’의 이번 음반은 상큼하면서도 왠지 모를 우울함을 전달하는 멜로디에 일상에 관한 충실하고도 세밀한 묘사가 어우러져 이를 테면 이와이 슌지의 영화,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보컬 정은수가 국문과 출신답게 충실하게 써 낸 가사들이 그러한 정서를 더욱 자극하게 하는데, 가사를 들여다보지 않은 채 이들의 음악을 들었다면 찌릿한 느낌들을 받기에 충분한 자극이 되지는 못 할 것이다. 미스티 블루의 음악은 이렇게 오감이 다 움직이게 하는 음악으로 만들어졌다.
이들 미스티 블루는 보일 듯 말듯한 아련함의 우울함과 상큼함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보컬 정은수의 음색이 지금까지 우리가 들어왔던 보이스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가창력에 호소하지 않으며, 여리지만 계속해서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싶게 만드는 알 수 없는 끌림의 보이스!! FPM 과 ‘몬도 그로소’내한 때 캐스커의 객원 보컬로 대중들 앞에 선 보인 그녀는 확실히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왔던 그리고 들어왔던 기존의 보컬과는 다르다. 이질적이지 않으며 질리지도 않는 게다가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빨리 가사를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를 들게 하는 그런 마력까지도 갖고 있다. 더불어 대중적인 가요를 듣던 층과 홍대의 라이브 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인디씬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타일의 음악으로 앨범을 완성해 곧 대중에게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될 것이다.
- about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 B’
앨범의 이름으로 지어진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B’는 앨범의 마지막 곡이며 보너스트랙으로 실린 곡 제목과 같다. 알려진 대로 시리우스는 제일 밝게 빛나는 별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옆에 가리워져 보이지 않는 별은 시리우스 란 이름뒤에 B 가 붙여진다. 곡은 시리우스 B와 시리우스 A 의 대화로 이루어졌으며, 미약하고 연약하지만 시리우스 A를 있게 한 시리우스 B의 존재감에 관한 이야기이다.
제목처럼, 앨범 전체 카피처럼 미스티 블루의 음악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일상에 관한, 연애에 관한 아무의 아무 이야기이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무심히 지나던 길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풍경들과 시시한 연애담 등 그것들이 아니라면 지탱되지 않을 우리의 일상이 삶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라고 착안한 데서 제목지어졌다. 나나난 키리코의 만화책 ‘호박과 마요네즈’의 주인공 츠치다의 마지막 독백, (‘..흔해 빠진 일상은 실은 아주 망가지기 쉬워서 끝내 잃어버리지 않는 건 기적이다.’)처럼, 우울함의 정서가 주가 되지만 그래도 만화책처럼 ‘나름의 해피엔딩’을 자처한다.
흔해빠진 별 시리우스 B 를 채우는 미스티 블루의 음악은 가사가 생명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듯 타이틀 곡인, ‘초컬릿’과 더불어 ‘Radio days’, ’Daisy’ 등은 가사뿐 아니라 멜로디도 한 번만 듣게되면 다시 또 듣고 싶어지는 중독성을 지닌 곡들로 미스티 블루의 대표곡이다.
‘그녀의 고양이’ 역시 이들의 정서를 대표하는 곡들 중 하나가 될텐데, 보컬 정은수는 오랜 시간동안 고양이 키우기를 준비해왔다고 한다. 그 결과 지금 그녀는 ‘도도’와 ‘시시’라는 작은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게 되었고, ‘그녀의 고양이’는 그녀의 주제가처럼 들린다.
이 곡은 고양이의 시점에서 쓰여진 하나의 시다. 흡사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라는 애니매이션을 떠올리는데 앨범 발매 전 인터넷에 떠도는 음원으로 청자들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던 곡이다.(2년전) 고양이의 하루 일상이 섬세하고 나긋나긋한 묘사로 음악 뿐 아니라 가사만으로도 보는 이 혹은 듣는 이를 미소할 발라드 넘버.
그 밖에 앨범 작업 후반부에 녹음된 마음을 움직이는 보사노바 넘버 ‘체리’, 마지막까지 타이틀 곡 후보였던 벨 & 세바스찬 풍의 상쾌한 기타팝 ‘마음을 기울이면’ 등 하나도 빼놓을 곡이 없는 꽉 차있는 노래들로 만들어진 이 앨범은 온 세상에 흩뿌려지진 않겠지만, ‘푸른 새벽’이나 ‘언니네 이발관’의 존재처럼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