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R&B에 대한 꿈을 향한 길을 가고 있지만
그 길을 장식하고 있는 무성한 나무와 풀들을 보며 가고 있다.
그리고 내가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갈 길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
새롭게 피어날 새싹들을 심으며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R&B에 기준이라는걸 무엇으로 정할수 있을까?
애매한 부분이다. 이렇게 규정 짓는건 현재 음악인들이 하고 있는 음악의 한계는 좁아지지만
흑백논리로 기준점을 세우기는 힘들다. 또한 가수들마저 제 각기 개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 마저 규정 짓기도 힘들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떤 곡을 놓고 장르를 논하고 규정 지으려고 하고 어떤것이 과연 정답일까 하는 의문이 생길땐 누구의 작곡, 프로듀싱, 엔지니어, 편곡인가를 살펴보게 된다.
과거 어떤 음악의 장르나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할 땐 가수의 역량만을 보고 마치 누가 더 높은 음에 도달하는가 하는 단순한 경쟁점수를 갖고 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의 음악들은 모든 장르가 혼재되어 있고 음악 즉, 멜로디 중심적인 진행이 아니고 그것을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편곡, 엔지니어링이 더욱 중요하게 된 것이 현실이 되었다.
이런 음악계의 흐름으로 봤을 때 리치의 두번째 앨범 ‘Dream on the hill’은 1집 ‘I have a dream’의 연장선상의 앨범이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새로운 출발의 기점일수 있다.
즉, 리치가 꿈꾸어 왔던 R&B의 완성을 위해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면서 더욱 새롭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것은 R&B라는 큰 틀안에서 서로 다른 스타일의 곡들이 담겨져 있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그것을 위한 과정일 수 밖에 없는 곡마다의 서로 다른 voice, engineering, Arrange를 하였고 리치 본인에게도 꽤나 긴 시간 동안의 새로운 시도와 반복된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한곡 한곡 마다 R&B적 감성을 살리기 위해서 녹음 방법을 곡마다 틀리게 했고, 녹음 과정의 순서에도 변화를 주며 보컬에 대한 Arrange도 곡마다의 감성에 맞게 표현하면서 세계적인 R&B 주류를 모방하기 보다 그것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새롭게 시도했다.
마치 1집에서갖고 있던 그의 꿈이 2집의 “Dream on the hill” 처럼...
그의 2집은 기교적이지 않고 타고난 음색으로 승부를 가리는 팝적인 성향이 강한 R&B에 순수악기음을 구사하며 일렉트로니카 비트감이 어우러진 곡들로 구성되었으며 한국적인 멜로디와 미국 R&B의 다듬어진 세련미의 조화로 나른하면서도 바이브레이션이 강한 미국 주류의 R&B 및 국내 R&B음악과는 차별화된 음악을 구사하고 있다.전체적인 곡분위기는 상쾌하고 밝은 느낌의 R&B로 구성되었으며 밝은 슬픔의 미디엄 템포의 R&B곡과 리듬감과 비트감이 있어 춤을 출 수 있는 템포있는 곡을 바탕으로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 라인을 살려 POP적인 편곡을 통해 곡의 세련미를 한층 더 북돋아 주고있다. 능수능란한 감정 조절과 차분하고 깔끔한 미성이 돋보이는 2집은 신선한 구성과 실력을 구비하여 겨울의 감수성을 촉촉히 자극할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타이틀 곡 ‘집으로 가는 길’은 1집의 타이틀 곡 ‘사랑해 이 말 밖엔’을 작곡, 작사한
'김기범'과 '심현'’가 다시 뭉쳐 심혈을 기울인 곡으로 힙합 리듬의 R&B곡으로 스페니시 기타 편곡이 돋보이며 리듬과 블루스가 함께 어우러져 기존의국내 가요에선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곡이다. POP R&B적 감성을 살리기 위해 R&B본토 미국 작곡가 D.Brown이 Vocal Director와 Chorus를 맡았다. ‘오늘부터’는 그룹 시카고를 연상하는 블루 아이드 소울적인 곡으로 백인취향의 세련된 연주와 절제된 보컬이 돋보인다.
‘사랑을 얘기 할 때’는 80년대의 흑인 R&B를 지향한 곡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보이스를 강조. ‘창문 너머 그녀’는 드럼, 베이스, 기타등을 리얼악기로 녹음하였고 70년대 소울풍의 곡이지만 전체적인 사운드는 베이비페이스의 사운드레코딩을 닮았다.
‘늦은 고백’은 90년대 후반의 프리소울로서 그루브한 리듬감은 에시드 째즈풍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모던한 프리소울의 느낌이 든다. ‘거꾸로 가는 시계’는 다분히 브라이언 맥나잇을 의식한 보이싱과 편곡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정서에 더 가까운 가스펠적인 분위기의 조화를 이뤄냈다. ‘말하지 그랬니’는 보컬과 코러스는 50, 60년대 소울의 분위기를 냈지만 사운드는 네오 R&B를 연출했다. ‘Destiny’는 펑크에 기초한 좀더 현대적인 프리 소울 보컬의 그루브감을 강조한곡이다.
(자료제공 :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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