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골: 김소월 시집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송골매 노래 "세상모르고 살았노라"의 가사가 나오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시를 가사로 쓴 것이었다. 오호 그렇구나 나도 한번? 하고 즉석에서 만들어본 곡이다.
문학 선생님: '익숙함'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모든 연인들에 대한 노래.
꿈열흘밤: 짝사랑에 관한 노래. 짝사랑 경험없는 사람이 담배끊는 사람보다 더 무섭다.
Corazon: 스페인어로 '마음'이란 뜻인데 어감이 너무 좋아서 써보고 싶었다. 후렴은 97년에 만든반면 verse를 만드는데 3년이 넘게 걸렸다. 이런 경우에서의 '만들다'는 "여자친구 만들다"에서와 의미가 거의 유사한 면이 있다.
유성우: 친구의 여자친구가 죽었을때 그 친구와 오랫동안 심야통화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전화를 끊고나서 이 노래의 가사를 썼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주요 멜로디는 98년 언니네이발관의 [후일담] 작업할때 만들어두었던 것이다.
Aishiteru: 틴에이지팬클럽의 비싸이드 곡을 만든다는 비장한 심정으로 만들었다.
답장: 펜가는 대로 쓰고보니 후렴에 나타난 심리는 천칭자리의 애정관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동감: 큐피트의 노크->손금읽는 소녀->동감의 순서로 제목이 정해졌다. '동감'이란 제목은 준호형이 제안한 것. 레몬헤즈의 느낌으로 작업했지만 이반 댄도라면 절대 저런 진행은 쓰지 않았을 터이다.
Singalong: 착한 사람의 꼬인 생각은 대개 고민이고 나쁜 사람의 꼬인 생각은 의례 음모이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힘을 좀 전해주기 위해 상당히 오버해서 가사를 썼다. 곡은 벨벳 크러쉬의 느낌으로 작업했다.
Need A Woman, Not A Girl: 볼테르인가가 "말로하기에 바보같은 것들이 노래로 불려진다"고 했다는데 이 노래가 딱 그 예가 될듯. 영어로 해놔도 민망한 메세지의 노래이다. 그러나 그만큼 진실하기도 하다. 최근의 연상연하 커플 하이프에 영합한 것은 아니다.
카드 세실: 원래 의도는 예쁜 것이었을 팬시용품들의 무감동한 디자인들을 보다가 문득 이런 제목이 떠올랐다. 후렴의 영어가사도 그런느낌으로 썼다. 영감치고는 참 별볼일없는 영감이지만... 곡은 데미스 루소스와 제라드 러브가 내기바둑을 둔다는 느낌으로 썼다.
연날리던 손: 앨범 수록곡들이 4년여에 걸쳐서 쓴 50여곡의 곡중에서 추려진 곡들이라서, 특히 가사에 있어서는 다소 작법에 일관성이 없는 것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이 곡은 문학선생님과 함께 비교적 최근에 씌여진 가사인데 앞으로는 이런 식의 가사를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 ....
필자가 줄리아 하트(Julia Hart)를 처음 본 것은 2000년. 마이 앤트 메리의 공연을 보러 갔을 때였다. 물론 줄리아 하트는 게스트로 나왔던 것이었지만, 단순하면서도 여린 감성이 물씬 묻어 났던 음악과 그 음악만큼이나 수줍어하던 보컬의 멘트들도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당연히 줄리아 하트라는 밴드의 음반을 기다리게 되었고, 매번 레코드 점에 갈 때마다 그들의 이름을 찾아보았지만 여러 계절이 지나고도 앨범이 나오지 않아 영원히 안 내려나 하던 중 드디어 [가벼운 숨결]이란 타이틀을 달고 줄리아 하트의 공식 첫 음반을 손에 쥐게 되었다.몇 년 전의 기억에 머물러 있는 줄리아 하트의 사운드는 그다지 변한 것 같지 않다. 여전히 깨질 것처럼 여린 정대욱의 가사들과, 아마추어적인 정대욱의 목소리가 행여 안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