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바라보게 되는 곳에 아름다움만을 비춰 주시고 쓰게 되는 편지에 거짓을 담을 일 없게끔 해주시고 넘치는 행복 다 담을 수 있도록 큰 마음을 만들어 주시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아픈 일들 하룻밤의 꿈처럼 지울 수 있게 해주시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흘리던 눈물 앞으로도 계속 흘릴 수 있게 해주시고 사랑하게 되는 이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골라 주시고 앞으로도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살 수 있도록
류희영이라는 분께서 시를 무척 조아하시는 것 같군요...^^ 전 님의 침묵이라는 시를 참 조아하는데...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 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늘 그만그만한 아픔으로 견디는 오늘이 어제와 닮았다. 오늘은 어제보다 나으리라 기대해도 내일도 오늘만큼 외로우리라는 걸 이미 알고 있고 늘 똑같이 외로운 날들이 지금까지 혼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그 숱한 날들과 닮아 있음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둘러보면 외로운 이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마는 서로 외로운 가슴끼리는 만나지지 않고 외롭지 않은 가슴이 만나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자꾸 나를 찾아와 더욱 아프게 한다.
어딘가에서 나만큼의 외로움으로 아파하고 있을 그도 나를 만나기까지 어떤 모습으로든 외로움을 감출 수 없을 테고 언젠가는 나를 찾아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태어나면서부터 외로웠던 이유를 가슴을 치며 물을지도 모르지만 언제 만날지 모를 나 때문에 외로운 이여! 나도 당신 때문에 이토록 외로운 것을.
외로워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 친구도 오랜 외로움에 지쳐있었다 친구에게 내색하진 않았지만 결국 난 더 큰 외로움을 느끼며 전화를 끊어야 했다 외로움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더이상 슬퍼하지 않기로 하자 외로움도 병이라 깊어지면 나를 쓰러지게 만들 것이다 외로움은 세상이 내게 주는 휴식 이제 난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