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렇더라 땅거미가 지는 시간 길에 있어면 오 갈데 없는 사람처럼 막막 하더라 난 그렇더라 여행을 하다보면 내가 얼마나 하찮은지 그런 날 알게되더라 난 그렇더라 앞만 보며 살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부끄러움과 노여움이 뒤통수를 갈기고 지나가더라 음~ 난 그렇더라 절망을 말하면 절망이 되고 소망을 말하면 소망이 되지만 사랑을 말하면 눈물이 되더라
1.이제는 눈 떠야 할 때 깊은 잠에서 깨어야 할 때 손에 손 꼭 붙잡고 이제는 일어서야 할 때 미친 바람 무릎 꿇기까지 울음 울며 거꾸러지기까지 오월과 사월을 넘어서 이제는 일어서야 할 때 빈 등잔에 기름을 채우고 넘어진 촛대를 세우고 이 무서운 어둠나라에 불 하나 밝혀야 할 때
2. 아이야 일어나거라 아이야 눈을 뜨거라 언제까지 잠만 자려는가 고운 개꿈만 꾸려는가 자유과 평등의 종이 뭇땅에 크게 울리기까지 오욕의 역사를 넘어서 이제는 일어서야 할 때 님은 오늘도 십자가를 메고 어느 골목을 서성이는지 이 혹독한 겨울나라에 봄은 어디쯤 왔는지
잠잠히 고이는 샘물 위에 그대 향한 마음 종이배 접어 띄우고 그리운 날개짓으로 그대 품에 날아가는 한 마리 새 되게 하소서 오늘은 내 그대 위해 날개 달고 서툰 몸짓으로 날아 가거늘
언젠가 불러준 기억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되는 하나의 사랑되게 하소서
님의 입김으로 만들어진 꽃잎마다 시들지 않고 향기로 남는 긴 입맞춤 새겨 내일로 가는 꽃마차에 핀 한송이 꽃이 되게 하소서 내일은 그대 발등위에 입맞추며 넘치는 사랑 가슴에 담고 전설처럼 이어지는 사랑의 이야기가 햇살 닮은 바람으로 그림같이 아름다운 하나의 사랑되게 하소서
그대 입상이 보이는 창에 한 시절 살고난 잎들이 진다. 바람이 목메어 울고간 자리엔 잊혀진 언어가 안개처럼 흩어지고 귀를 기울이면 다가오는 빗소리 젖은 너의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 가랑비가 오는 밤에는 먼 여행길에 돌아와 촛불을 켜리라 촛불을 켜리라 그대 입상이 외로운 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