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지의 방향에 관계없이 수많은 동어반복에 묻혀버린 [7th issue]의 핵심적인 논점은 서태지로서는 최초로 작법의 의도에 있어서 대중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표피에 불과한 장르나 상업성 논쟁이 아니라 최종적 결과물에 대한 솔직하고 명확한 반응입니다. 멜로디를 부각시켜 듣기 좋은 곡을 만드는 것과 좋은 멜로디를 쓰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또한 좋은 멜로디를 쓰는 것과 듣기 좋을만한 멜로디를 쓰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그리고 서태지의 [7th issue]는 두 가지를 모두 착각한 앨범입니다. 혹은 그렇게 보일 것을 각오하고 의도한 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사람들에게 들려지기 원하는 부분에서 필요한 만큼 멜로디를 사용합니다...
서태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할말이 많다. 하지만 서태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한다는 것(특히 비판!이라면)은 폭탄을 등에 지고 적진 한가운데에 뛰어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여지껏 서태지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나름의 기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문화잡지 기자나 평론가라는 허울을 가진 사람들)뿐이었다. 그런 사람이 아닌 일반인(나같은 쌈마이 비관론자)이 떠드는 것은 (특히 통신상에) 거의 욕을 듣고 싶어서 환장한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전의 서태지의 표절 시비니 뭐니 이런 것들은 서태지라는 네임밸류에 가려, 그 진의에 대한 평가보다는 '서태지니까 그럴 리 없다' 라는 식, 또는 분위기만 비슷한 거다(하지만 이것도 엄연한 이미지 표절이다) 라는 식으로 넘어갔다. 왜냐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