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유난스러웠던 시대의 파도 안에서, 한국의 대중음악은 아무리 둔한 사람의 눈에라도 명확히 보이는 ‘발전’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었다. 그 ‘발전’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닌, 팝 음악만 듣던 대한민국 사람들의 귀를 한국대중음악으로 이끈 저력도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빛과 소금’이 있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이나 신촌 블루스 같은 ‘형님 포스’도 없고, ‘천재’라는 호칭을 공공연히 듣던 김현철과도 별다른 관련이 없는, 이름부터 소박하기 그지없는 ‘빛과 소금’이. 거창한 스케일을 자랑한다거나 연주자들의 현란한 개인기들이 빛나는 노래를 찾는다면 차라리 다른 뮤지션들의 앨범을 권한다. 이 앨범 안에는 다만 자기 몫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연주자들의 훌륭한 연주들이 담겨 있다. 그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