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 해도 2020년은 아픈 해였다. 서로의 얼굴을 볼 수도, 체온을 느낄 수도 없이 가열된 디지털 기기의 눈앞에 안부를 물어야 했다. 그것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전환점 또는 출발점이기도 하므로 그저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진 않겠지만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경쟁의 구도는 인간이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사람과 사람’에게서 ‘사람과 기계’로 빠르게 넘어왔다. 개인에게 주어지는 책임감은 덜어지기는커녕 점차 무거워져만 가고, 하루를 온전히 쉬는 것조차 죄책감이 드는 우리는 그 속에서 끝도 없는 무기력을 마주한다.
주변의 많은 사람이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것만 같은데 나만 뒤처진 것 같다. 하지만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멈춰진 생각들로 그저 흘러간 시간만을 탓하며 나에게 주어진 이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는 2021년의 많은 이들에게 이 노래를 보낸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 아닐까.
지난 해, 싱글앨범 [산책]으로 따듯한 음악을 들려주었던 싱어송라이터 ‘최수인’이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출신의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박소은’의 목소리를 빌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려보낸 ‘하루’에 대해 노래하며 송라이터로서 새로운 색채의 음악을 선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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