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클라우드의 새로운 도전과 시작, 2년 만에 위로, 반가움.
사람과 삶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디어클라우드의 가사는 상처를 읊조리거나 토로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그것을 이해하고 포용하려 하는 데에 있어 전작과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Let It Shine], 그 동안 어둠 속에서 움츠리고 있는 이들에게 어깨를 토닥여주는 위로를 해주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그들과 함께 밝은 곳으로 나아가 빛이 되리라는 의미를 주고 있다.
첫 번째 트랙에서 들을 수 있는 "See The Light"은 앨범 발매 전, 1년 4개월 만에 열린 콘서트에서 첫 공개 후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곡이다. 이번 앨범에서 첫 시작을 알리는 곡인 만큼 포스트 록에 대한 디어클라우드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슬픔과 상처를 헤아리는 가사를 통해 디어클라우드가 가진 위로의 메시지를 녹아 낸 곡. '문라이즈 킹덤'이란 영화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곡 "12"는 소년, 소녀의 사랑을 표현한 곡이다. 자정이 지나면 신데렐라가 구두를 벗고 피터팬이 창문을 두드리는 신비로운 동화처럼, 비밀스럽게 아무 조건 없이 영원한 사랑을 주는 마음을 담았다. 공간감이 돋보이는 용린의 기타 톤과 신스사운드가 아주 적절히 배치된 곡이다. 12를 모두 카운트한 후엔 모두의 마음에 마법 같은 사랑이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고 있다.
몽환적인 도입부로 시작되는 "U"는 누군가를 갈망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순간의 절정을 노래하는 곡으로 후렴에서 쏟아지는 용린의 기타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광활한 공간감과 무겁게 지글거리는 이랑의 베이스톤, 시퀀싱이 느껴지는 광석의 드러밍을 통해 중독성이 강한 트랙으로 가슴 시원해지는 경험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어지는 "하루만큼 강해진 너에게"는 상처가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더 단단해지듯이 이제는 천천히 희망과 내일을 조망하고 있다. 그루브한 드러밍에 얹은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는 곡으로 신디사이저의 흐름 아래 하나 둘 쌓여가는 연주의 시너지는 귓가의 청량감을 더해간다.
"Polaris"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하드한 곡으로 드러머 광석과 베이시스트 이랑의 오랜 시간을 통해 다져진 앙상블의 호흡이 돋보이는 곡이다. 셔플리듬의 드러밍 위에 강렬하게 연주되는 드라이브 기타 사운드와 노래 첫 소절부터 시작되는 고음 멜로디의 향연은 밴드만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를 듣는 이로 하여금 록의 희열을 느끼게 한다. 숨겨진 듯해도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별자리들처럼 아무것도 아닌 듯한 지금 이 순간에도 운명처럼 함께임을 노래하고 있다. 마지막 트랙은 "그대와 춤추는 밤". 이번 EP앨범은 디어클라우드가 여태껏 고수해왔던 분위기와 사운드 면에 있어 새로운 도전을 들려주는 앨범이다. 신디사이저 사운드의 비중이 높은 그대와 춤추는 밤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디어클라우드 식의 춤곡으로, 편곡의 변화무쌍함이 매력적이다. 곡 후반부의 파워풀한 드러밍과 함께 펼쳐지는 클라이막스는 역동적인 라이브 무대를 기대하게 하는 트랙이다.
디어클라우드의 지난 앨범들은 10만원이 넘는 고가에 거래될 만큼 웰메이드 앨범이다. 그래서 더더욱 많은 팬들과 음악 관계자들에겐 2년 만에 발표되는 새 앨범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디어클라우드만의 새로운 음악이 우리에게 또 어떤 위로로 다가올지 귀 기울여 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