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만 더"의 가수 '박성신'.
그녀의 생애 3집 가요 앨범 중 중반 완성본 세 곡이 발매된다.
고인이 된 그녀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명료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애잔한 보컬을 다시 듣게 되어 참으로 반갑다.
작년 12월에 발표된 초반 완성본인 "천 번", "폭풍같은 너", "조금만 더"를 뒤이어 가이드송을 복원하여 만든 이번 세 곡의 노래들도 역동적인 보컬의 힘과 부드러운 감성의 조화가 담겨있다. 특히 'SBS K팝스타4' 출연해 주목받았던 감성보컬 '전소현'의 참여도 관심을 끈다. '전소현'은 3년 동안 박성신에게 보컬레슨을 받았고, 박성신이 졸업한 서울예술대학에 진학해서 스승의 후배가 된 유일한 제자이기도 하다.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의 한 장면처럼 러프(rough)한 기타 사운드에 말을 타고 달리는 듯한 리듬감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반전"(박성신 작사. 인준호(JUNO) 작곡)은 중독성이 있다. 귀에 익숙하게 느껴지는 일렉기타의 화성과 정교하게 리듬과 박자를 타고 노래를 불러 박진감이 넘치는 생명력을 부여 한다. 고음부에서 폭죽이 터지듯 열창하는 “반전”은 확실히 이전까지 지녀온 보컬의 장르적 한계를 벗어나 보겠다는 박성신의 노력을 담은 곡이다.
"반전"은 '박성신'이 애정을 갖고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옛 사랑을 잊는다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돌이켜 보면 그건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반전이었다는 반어적 작시법에 이별과 새로운 만남을 무겁지 않고 오히려 유쾌한 유머를 가사에 담아 다 듣고 나면 슬쩍 웃음 짓게 만든다. 그 웃음이 가시기 전에 매트로놈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어가 이 곡이 가이드송이었다는 걸 확인케 해주는 "Eternal"(최선 작사, 최선 작곡)은 우아하고 멋있게 노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곡이다. 처음 곡을 만들 때, 영어가사를 붙인 작곡가 최선씨의 음악적 표현의 의도를 이해한 박성신의 의지가 합해져서 영어가사 그대로 노래했다고 한다. 답답함과 절망 속에서 자신에게 희망과 사랑을 준 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노래하는 곡의 선율은 듣기에 아름답고 다 들은 뒤에는 마음에 파문이 일 듯 애잔한 여운이 가득 번지게 만드는 곡이다. "Eternal"은 호흡과 발성의 방법을 인트로와 브릿지에서 다르게 하고, 마지막 아웃트로에서는 재즈틱한 창법까지 시도해서 다채로운 창법을 한 곡에 담아보려 한 보컬리스트로서의 시험적인 노력도 담겨있다.
단 한 번에 부른 가이드송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박성신'이라는 가수의 노래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곡이다.
세 번째 "사랑을 묻는 그대에게"(임인성 작사, 최선 작곡)는 3집 앨범에서 그녀의 제자들이 부르는 다섯 곡들 중 처음 공개되는 곡이다. 'SBS K팝스타4'에 출연해서 경연했던 힘이 무엇인지를 '전소현'양은 보여준다. 방송에서도 들려주어 호평을 받았던 '전소현' 특유의 호소력과 감성을 보컬에 담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노래는 분명 담담하게 하고 있는데, 들으면서 슬픈 건 '전소현'양의 스승 '박성신'이 지녔던 감성과 무척이나 닮아있다.
"한번만 더"로 인기가수의 반열에 오른 '박성신'을 향해 대중과 평론가들은 '한번만 더는 분명 리드미컬한 곡인데 듣고 나면 슬프다..'라고 했었다. "사랑을 묻는 그대에게"는 그 한번만 더를 평했던 것과 닮았다. 아름다운 선율과 시어(詩語)같은 노랫말인데.. 슬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