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경' [삽화집 세번째 이야기 `깊은 호수`]
작년 이맘때였던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무작정 춘천으로 향했던 것 같아요. 길지 않은 여정이란 걸 알고 떠나는 길이었지만 청량리 역의 플랫폼은 항상 저를 설레게 했던 것 같습니다. 춘천에 도착해 어느 강가에 앉아 한없이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왜인지는 몰라도 그 강의 유속은 신기할 정도로 느려서 호수라는 착각에 빠질 정도였답니다. 하루가 저물도록 바라 보았습니다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요. 그리고 저녁에는 여장을 풀고 술을 한 잔 했던 것 같고 그 다음날 아침에 쓴 노래가 바로 "깊은 호수" 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어디선가 노래할 때면 항상 이 노래를 불렀던 것 같습니다. 노래 할 때면 마치 무언가에 홀린 잠시 그곳을 바라보던 기억들이 되살아 나는 듯 했고 노래에 집중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아마도 그 시절 제 마음속에 있던 감정들을 추스릴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참으로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인지라 이제서야 녹음을 하고 들려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래를 썻던 작년과 같은 1월에 들려드리게 됨을 다행으로 여기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새해엔 좀더 따뜻한 노래들 많이 써보고 싶네요. 2016년 1월 배영경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