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가 "승리하라 대한민국"에 대하여]
축구를 음악으로 표현하자면 당연히 Rock이 되어야 할 것이다. 넓은 잔디 위를 뛰고 부딪히고 공을 발로 차는 축구는 가장 원초적인 박진감 있는 운동종목이다. 그래서 록음악과 축구는 서로 통하며, 전세계인이 축구에 열광하는 것이다. 그런 박진감과 원초적인 단순함의 축구를 응원하는 데는 어떠한 안무도, 도구도 쓰지 않는다. 원초적으로 그 자리에서 뛰며, 손뼉 치며, 소리지르는 것이 세계 어디를 가도 공통적인 축구응원 문화이다. 치어리더도 없고 짜맞춘 응원안무도 없다. 만약, 축구응원에 있어서 안무나 도구가 있다면 그건 축구문화를 모르거나 무시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 크로스오버 음악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장르 뮤지션이자 보컬리스트인 비뮤티(VIMUTTI)는 축구 매니아이다. 프로축구 관람을 위해 전국을 돌며 또, 클럽축구팀에서 오래 축구를 한 축구 매니아인 비뮤티가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후부터 아티스트로서 또 축구 매니아로서 대한민국 응원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12년 간 틈틈이 다듬고 수정해온 결과물이 "승리하라 대한민국"이다.
축구응원가는 네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만 최고의 응원가가 될 수 있다. 첫째는, 한번 들으면 각인이 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흥얼거리게 되도록 쉬워야 한다는 것. 마치 단순하지만 중독성이 있는 축구처럼 말이다. 둘째는, 축구처럼 신나고 박진감이 넘쳐야 한다. 셋째는, 감동스런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넷째는, 앞의 3가지 요소들이 세련됨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 응원가들 중에 이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응원가가 없다는 아쉬움이 비뮤티를 응원가 작업으로 이끌었고, 오랜 노력 끝에 이 요소들을 모두 갖춘 응원가다운 최고의 응원가, "승리하라 대한민국"이 탄생한 것이다.
이 곡을 부를 록보컬리스트를 떠올리는 일은 너무도 쉬웠다고 한다. 실력과 대중성, 축구를 표현하는 록음악의 박력과 매력적인 보이스 컬러를 모두 갖춘 현재 최고의 록보컬리스트 정동하, 김바다에게 이 곡의 데모를 들려주었고 두 가수는 딱 한번만 듣고도 흔쾌히 곡 작업에 참여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두 가수는 “승리하라 대한민국”의 데모를 듣자마자 역대 최고의 응원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아마도 위에서 열거한 최고의 응원가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을 모두 쉽게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비뮤티의 말을 빌리면, 정동하, 김바다 두 가수가 녹음 전 사전 회의들과 녹음과정 중에서 보여준 열정은 그들이 '스타'이기 이전에 음악을 너무도 사랑하는 진정한 아티스트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믹스가 다 끝난 시점에서도 다시 부르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수차례 요청을 했었을 만큼 정동하, 김바다 가 보여준 노력은 이 곡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두 가수의 그러한 열정으로 인해 두 번의 믹스와 마스터링을 거치게 되었다.
대부분의 응원가들과는 달리, 드럼, 베이스, 기타, 건반 모두 미디가 아닌 리얼 악기로 녹음되었다. 이 역시 응원자가 생생한 박진감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악기 세션과 녹음, 믹스 등 전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 역시 지금 그 분야 한국 최고의 실력자들로 구성되었다. 또한, 비뮤티 자신과 성악가가 백업 보컬을, 그리고 젊은 성악가들과 뮤지컬 배우들이 코러스를 담당하여 응원가의 힘이 더욱 느껴지도록 녹음되었다. 축구와 축구응원문화를 깊게 이해하고 있는 비뮤티가 중점을 둔 또 한가지가 바로 템포이다.
축구응원은 제자리에서 뛰면서 하는 것인데, 과거의 응원가들을 들으면 응원할 때 뛰는 실제박자와 맞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실제로 응원할 때 그런 곡들을 부르면 흥이 깨지고 박진감이 급감한다는 점이 템포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승리하라 대한민국"은 뛰면서 응원하는 박자를 세세한 차이까지 면밀히 계산하여 만든 템포의 곡이다. 골이 들어가면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뛰며 소리지르는 것이 축구응원인데, 그 순간 짜맞춘 안무를 하거나 별로 신나지 않은 응원가를 불러야 한다면 응원 분위기는 금새 식어버리고 만다. "승리하라 대한민국"을 부르면 부를수록 저절로 신나고, 가슴 시원한 감동이 있고, 더욱 크게 소리치고 싶은 본능을 느끼게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