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승 2012 "그대같은노래"
어느 해 가을,
가을바람을 맞았습니다.
처음엔 마냥 시원하더니 곧 서늘해 졌습니다.
‘가을바람 속엔 겨울이 숨어있구나’ 생각했습니다.
더운 여름 땀 흘린 몸과 마음에 친절하게 불어와
닥쳐올 겨울을 준비하게 해주는
참 고마운 바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가을바람같이 내게 불어왔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친절하게 내게 다가와 나를 살게 했던
여러 사람들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졌습니다.
가을바람 같은 그대를 꼭 닮은,
그대 같은 노래.
2012년 가을 이길승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번 그의 음악은 역시, 조용한 듯 강한 어쿠스틱 악기들만의 다양한 조화와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자연적이고도 느리게 뱉어내는 그만의 호흡들과 쓰리핑거로 이어지는 첫 곡 '그대 화단에' 의 해석을 보며 우린 여전히 그가 순수한 음악의 정점 그 한가운데에 서있음을 본다. 종교적인 색채를 잃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새롭게 변모해가는 그의 다양한 사운드의 스펙트럼은 이번 음반에서 포크락 적인 색채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너무 소박하게 만들었다고 부끄러워하는 그였지만 이 음반을 내려놓으며 나는 가장 부유한 음악을 들은 기분이었다. (기타리스트 함춘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