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변하는 그 곳에서 너에게, 그리고 내게 묻는다.
'정말 지금일까?'
어쿠스틱 감성밴드 <바람을 가르고> 2집 정규앨범 출시.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 했던가?
어느 호시절에 찾아 온 사랑의 한 때를 한장의 앨범에 담았다. 회상으로 시작해 만남과 시작, 몰입과 환희, 그리고 갈등과 이별의 순간까지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한 편의 추억같은 앨범. 마치 한편의 로맨틱 드라마를 액자식 구성으로 편집한 듯한 곡 제목들이 사실 의도적인 건 아니다. 그러나 아무렴 어떠리. 바람을 가르고 날아가듯 나만의 추억 속에 각자 잠기면 되는 걸.
1집 음반에 수록된 곡인 <바람 비 너의 나라>는 모던한 감성에서 좀 더 가라앉은 분위기의 감성적인 발라드로 리메이크 되었다. 도시의 집시, 힐링 뮤지션들로 잘 알려진 '신나는섬' 최성은의 바이올린과 김은옥의 아코디언으로 채워져 훨씬 더 너의 나라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어쩌면 그 곳이 제주였던가? <제주도 가는 길>은 밴드 리더인 김준수와 신치림(윤종신, 조정치, 하림이 결성한 포크음악 프로젝트 그룹)으로 잘 알려진 기타리스트 조정치의 감미로운 화음은 우리를 추억의 그 곳으로 마치 백일몽을 꾸듯 데려간다.
정규앨범 발매에 앞서 먼저 공개된 <우리의 가을은 아름답다>를 넘어 사랑은 점점 깊어진다<기억의 마디>. 시월의 가을 한 복판에서 시작된 사랑은 겨울을 지나며<그리고 함께 할 겨울> 더욱 깊어져 하늘을 날 듯 달리다가<Run> 멈칫한다. 인간이란 행복의 절정에서 언제나 불안을 느낀다고 어느 철학자가 얘기했던가? 사실 그 때부터 사랑의 절정이 시작되는 법이기도 하고.
앨범 타이틀이기도 한 <정말 지금일까>.
사랑 뿐 아니라 생의 길에서 찾아드는 선택의 매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정말 지금일까?' 때론 이렇게 묻기만 하다 끝나는 기회가 한두번이던가?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건 언제나 실패의 순간이 아닌 '결정되지 않은' 어떤 것, 그런 순간이 아니던가? 생의 호시절, 화양연화의 그 순간마저 우리는 이런 질문 아닌 질문으로 그 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반대로 그때로 착각한 그때가 어쩌면 그때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고. 마치 가을처럼, 하나의 계절이라기 보다는 뜨거운 여름에서 추운 겨울로 넘어가기 전, 환절기의 어느 때처럼 변화의 순간, 결정의 순간, 갈등의 순간, 바로 그런 순간을 그는 노래한다.
'정말 지금일까?'
바람을 가르고 우리에게 신보를 안겨 준 그(들)가 묻는 것은 어쩌면 진짜 질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어느 시절, 화양연화란 바로 지금, 1초만 지나도 과거가 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흔들리고 불안한 바로 지금이 아닐까? 아니면 또 어떠랴? 다시 찾아올 1초 후가 다시 그 시절이 될지도 모르는 것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