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래쉬메틀의 자존심, 크래쉬가 힘겨운 세상에 짓눌린 우리에게 펼치는 ‘Metal Hands’
4년간의 침묵을 넘어 20년간 변함없이 밴드를 사수한 베이시스트 겸 보컬 안흥찬과 드러머 정용욱, 그리고 3집부터 지금까지 앨범 작업 속에선 꾸준히 자리를 지켰던 기타리스트 하재용, 그리고 5집 이후 다시 밴드로 돌아온 임상묵은 크래쉬의 이름 아래 다시 4년 만에 활기찬 비행을 시작한다.
[Untamed Hands In Imperfect World]라 명명된 이번 새 EP는 여전히 스래쉬 메틀이 보여줘야 할 격렬함과 그루브의 정수(精髓)를 완벽하게, 그리고 더욱 원숙하게 뿜어낸다. 사운드 면에서도 4년전 전작에 이어 초창기부터 크래쉬라는 밴드가 갖고 있었던 정체성에 가장 가까운 순수한 헤비 사운드로 무장하고 있다.
중량감 넘치는 파워 드러밍 속에서 그루비한 파워 메틀 리프, 그리고 명쾌한 후렴 파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첫 트랙 'Blistering Train'을 시작으로 스피디한 멜로딕 스래쉬 리프 위에서 안흥찬과 멤버들의 분노의 샤우팅이 불을 뿜는 'Hate of Inexhaustible', 정통 스래쉬 메틀의 구조 속에 예상을 깨는 중반부의 파격적 브릿지와 이어지는 트윈 기타의 협연 이후의 솔로 파트가 돋보이는 'Invisible Beast', 테크니컬한 변박의 묘미를 들려주는 파워풀한 드럼 워크 위에서 파워 스트로크와 트윈 기타의 솔로 듀얼도 펼쳐지는 정통 스래쉬 메틀 트랙 'Swandive', 숨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스피드와 강렬함을 겸비한 드러밍 속에서 스래쉬 리프와 이국적 솔로들의 결합, 그리고 안흥찬의 분노에 찬 보컬의 힘이 전편을 지배하는 'War Inc.'까지 다 합쳐 20분이 안되는 러닝타임이 아쉬울 만큼 시원하게 청자의 두 귀와 뇌를 강타하는 메틀 사운드에 흠뻑 취하게 만드는 곡들로 가득하다.
크래쉬의 신작 [Untamed Hands In Imperfect World]는 지난 20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헤비메틀/스래쉬 메틀 밴드로서 걸어온 그들의 발자취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을 음악적 결과물이자, 한국 메틀 씬이 그간 크래쉬에게 기대했던 거의 모든 것들을 충실하게 구현해주는 작품이다. 점점 방향을 찾지 못하고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좌절하고 분노하는 대한민국의 젊음이여. 크래쉬가 음악으로 건네는 ‘뜨거운 손’을 잡고 이 겨울, 우리 모두 두려움 없이 우리를 억누르는 것들에 맞서 힘껏 달려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