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아름답고 충분히 멋진 우리의 '유재하들'. 그들의 소중한 첫 발.
대회 입상자들의 창작곡으로 빚어진 [제 24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발매!
작년, 2013년처럼 유재하의 이름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해마다 열리던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가 무산될 뻔한 위기를 겪었고, 그 위기 속에서 뭉친 유재하 출신 뮤지션들의 힘으로 끝내 그 어느 때보다 감동적이었던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를 만들어냈던 기억. 하지만 선배들은 더 나아가 24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의 마침표를 대회 당일이 아니라 그 수상자들의 앨범이 나오는 그때로 정했고, 바로 이제 그 결실이 한 장의 앨범으로 드러난다. 때론 순수한 때론 이미 노련한 수상자들의 곡과 목소리들은 서울 스튜디오의 도움으로 날개를 달았고, 많은 유재하 선배들은 보컬 디렉팅부터 악기 연주, 커피 심부름까지 맡아서 하며 새로운 유재하들의 첫 비상을 도왔다. 대회 당일 못지않은 떨림은 고스란히 간직한 채, 자신의 확고한 세상을 보여주는 10팀의 뮤지션들은 좌절과 희망, 꿈과 현실, 나와 세상 사이를 마음껏 여행하고, 듣는 우리는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크게 성장할지 얼마나 더 멋진 음악을 보여줄지 기대하며 한 곡 한 곡에 귀를 기울인다.
민주의 송라이팅과 바이브레이션, 김다수의 서정성, 아몬드의 유쾌함, 이예린의 가사, 다방의 톤, 홍이삭의 로맨틱함 등 각자의 곡들에서 묻어나오는 뚜렷한 자기 색깔은 함께 쓴 마지막 트랙 "한 걸음 뒤에 서면 보이는 것들"에서 더 빛나는데, 노래 전반부에서는 각자의 목소리로 짧게 이어 부르며 앨범 전체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듯 연주하다가 후반부의 합창을 통해 함께 걸어나갈 눈부신 내일을 노래하며 앨범을 마무리한다. 어엿한 뮤지션으로 더욱 성장할 2013년의 유재하 한 사람 한 사람의 내일을 희망한다. 뮤지션으로 걸어가기 결코 쉽지 않은 음악환경이지만 누군가 이 보석들을 발견하고 키우고 기다려주고 박수쳐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리고 더 멋진 뮤지션으로 성장했을 때 이 앨범을 들으면서 이렇게 시작했었지 라며 웃음 지으며 회상할 그때를 기다린다.
1. "그런 건 없었어" - 유보영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우고 싶은 기억쯤은 하나씩 가지고 있다. 차라리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품음과 동시에 부정할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는 노래. 잔인하리만치 아픈 상처를 담담한 어조로, 도리어 고즈넉하게 내뱉는다.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한마디로 전하자면, 진심은 누를수록 슬프다..
2. "향수" - 영원
멤버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만들어진 유영진, 안혜원으로 구성된 '영원'팀의 "향수"는 '영원'의 멤버 안혜원양이 학교 캠퍼스를 걷던 중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을 보고 영감을 얻어 작곡한 곡이다. 반복되는 멜로디와 절제된 가사로 너무나도 당연하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과거를 회상하며 쉬어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곡이다. 진한 피아노선율과 보컬의 청아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절제된 감정을 표현했으며, 분위기는 절정을 넘지 않은 채 차분히 깔린다. 제목인 향수와 걸맞게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 속에 잠시 머물렀다 다시 서서히 현실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3. "운다" - 이설아
지금까지 있었던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통틀어 최연소 참가자인 '이설아'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감성으로 경연 당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유려한 피아노 선율 위로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우리로 하여금 '마음의 근육'을 되새기게 한다. 수상 곡인 "운다"는 캐셔 아르바이트 중 주문을 받다가 손님으로 온 두 아이와 엄마를 보고, 그들이 떠난 직후 영수증 뒷면에 가사를 쓰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저 갓난아이들의 투정이겠거늘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었던 장면이었지만, 굳이 꼬집어내어 결핍에 찌든 우리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곡이다.
4. "내가 야식 먹는 이유" - 아몬드
같은 학교라는 이유만으로 뭉쳐진 아몬드 친구들... 각기 다른 전공을 하고 있고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똑같은 고민만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바로 그 고민은 "내가 야식 먹는 이유".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이 공허함의 뿌리는 우리의 늘어진 위가 아니라 어쩌면 마음에 있음을 다 같이 들여다볼 수 있는 메시지를 준다. 사뭇 진지하기까지 한 야식에 대한 고찰을 재미있게 가사로 표현하여 그에 맞는 멜로디와 악기 리듬으로 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고민을 사운드텔링하였다.
5. "그대의 우주" - 이예린
제목부터 단번에 눈을 사로잡는 "그대의 우주", 함께임에도 불구하고 공허하기만 한 감정을 함축적인 단어들에 빗대어 노래에 담았다. '이예린'의 수상곡 "그대의 우주"는 쓸쓸하면서도 담담 하려 애쓰는 보컬과 단순한 피아노 반주로써 더더욱 텅 빈 외로움을 증폭시키고, 차분하게 흘러가는 멜로디와 노랫말로 하여금 듣는이의 감성을 충분히 자극시킨다.
6. "봄아" - 홍이삭
봄, 사랑, 자연 이 세 가지가 자연스레 섞여 하나의 '순간'이 담겨진 곡이다. 얌전하던 바람도 한순간에 강하게 또다시 부드럽게 불듯이 한순간 불어오는 감정의 오묘함을 느끼는 것이 포인트. 삼박자 노래에 R&B풍 보컬이 적절히 섞인 이 곡은 잔잔한 분위기로 부르는 처음과 끝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브릿지와 후렴을 통해 진한 여운을 남긴다.
7. "서울여자" - 민주
2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에 빛나는 곡으로, 소울스타일의 기타 리듬과 독특한 음색의 조화가 돋보인다. 부산 출신의 여성 참가자인 그녀가 상경하여 느낀 서울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인상 깊다. 어릴 적부터 동경의 대상이며 꿈꿔온 서울이지만 쉽게 동화되지 못하는 여자의 고독한 외로움을 잘 나타낸 곡이다.
8. "깊은 밤" - 다방
24기에서 유일하게 비 음악과(철학, 생명과학)에 재학 중인 그들은 재치있는 입담과 공연으로 이미 소문이 나 있다. 평소의 발랄한 모습과는 달리 수상 곡인 "깊은 밤"은 각종 SNS, 혹은 현실에서조차 자신을 잃고 타인에게 보여지기 위한 자신을 만들어가는 슬픔,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하며 살아가지만, 그 가운데서 느끼는 '군중 속의 고독' 등의 진지한 청춘의 고민을 느끼게 한다. 기타와 쉐이커, 목소리의 구성은 얼핏 보기엔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기타로 그 허전함을 부족함 없이 채우며, 오히려 그 쓸쓸함을 부각시켜주고 있다.
9. "부엌" - 김다수
모든 엄마들의 공간인 부엌을 주제로 그 안에서 느낄 고단함과 외로움을 노래한 곡으로, 담담한 보컬과 대비되는 독특한 가사의 구성이 곡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우리집 부엌엔 누가 사는지' 물음에 대한 답을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곡이다.
10. "지나가기에 더 아름다운" - 일상다반사
윤유진, 조민휘로 구성된 '일상다반사'의 "지나가기에 더 아름다운"은 과거의 아픔, 현재의 고달픔, 미래의 불안 등등.. 그 무게를 지고 있는 우리 모두를 대변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지칠지라도 이 또한 결국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 잡아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어둠과 빛이 공존하듯 슬픔과 기쁨이 함께하기에 우리의 삶이 더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 아닐까. 조용히 곡의 시작을 알리는 피아노 선율 위에 보컬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더해지고, 후반부엔 스트링의 웅장함이 곡의 깊이를 더해주어 유재하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이 돋보이는 곡. 그녀들의 섬세한 연주와 감정 표현, 짜임새 있는 곡 전개가 이 곡을 더욱더 귀 기울여 듣게 하고 있다.
11. "한 걸음 뒤에 서면 보이는 것들" - 다같이
이번 제24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참가자들의 단체 곡으로 모든 참가자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 낸 의미 있는 곡이다. 솔로 곡들과는 다른 악기의 구성이며 모든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융합되어 하나 된 멜로디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곡 작업, 작사 작업 하나하나에 모두의 의견이 배어 있는 합창곡으로,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후렴구에서 하나 되는 이들의 조화는 듣는 모든 이들에게 이번 참가자들의 진한 우정과 호흡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