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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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3:24 | ||||
파도는 나를 따라와
먼 시간의 노래를 부르네 사랑은 내게 밀려와 짠 추억을 남기고 떠났네 바다여 너는 어디서 그 머나먼 어디서 왔길래 수많은 얘길 품고서 또 어디로 가는 것이냐 둥근 달은 가로등처럼 흔들거리는 밤 바다 바람은 옷깃을 잡고 내 걸음의 끝을 붙들어 파도는 나를 따라와 먼 시간의 노래를 부르네 사랑은 내게 밀려와 짠 추억을 남기고 떠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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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4:49 |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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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3:56 | ||||
4. |
| 4:50 | ||||
늦은 밤 집에 돌아 와보니
야윈 아내 거치른 손으로 편지가 왔노라고 내미는 노란봉투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지 등줄기에선 식은 땀이 흘러 조심히 뜯어 본 노란봉투 <귀하는 해고되었음을 통보합니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니 창백한 형광등 불빛 눈물이 흘러 가슴에 흘러 주먹이 불끈 떨리네 세상아 이 썩어빠진 세상아 맘 놓고 일할 권리마저 없는 세상아 이 미쳐버린 세상아 뒤집어 엎을 세상아 병들어 누워계신 어머니 무슨 일이냐 물어 오시네 한구석 겁에 질린 딸아이 얼굴이 샛노래 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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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2:46 | ||||
나를 보여야 할까 나를 감춰야 할까
내겐 그것이 참 너무 어려워 나를 보인다는 건 용기를 낸다는 것 상처받더라도 견뎌내는 것 나를 감춘다는 건 멀리 도망치는 것 하지만 그 끝은 막다른 골목 난 어떻게 할까 무얼 해야 하나 용기를 낼까 멀리 도망칠까 너무나 어려워 너무나 버거워 깜빡거리는 전화기만 보네 난 바보야 밤이 새도록 전화기만 보네 난 바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