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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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2:47 | ||||
♠ 바다여 당신은 ♠
내가 목 놓아 울고 싶은 건 가슴을 뒤흔들고 가버린 거센 파도 때문이 아니다 한 밤을 보채고도 끊이지 않는 목쉰 바람소리 탓도 아니다 스스로 어둠을 울다 빛을 잃어버린 사랑의 어둠 죄스럽게 비좁은 나의 가슴을 커다란 웃음으로 용서하는 바다여 저 안개 덮인 산에서 어둠을 걷고 오늘도 나에게 노래를 다오 세상에 살면서도 우리는 서투른 이방인 언젠가는 모두가 쓸쓸히 부서져 갈 한 잎 외로운 혼임을 바다여 당신은 알고 있는가 영원한 메아리처럼 맑은 여운 어느 피안 끝에선가 종이 울고 있다 어제와 오늘 사이를 가로 누워 한번도 말이 없는 묵묵한 바다여 잊어서는 아니될 하나의 노래를 내게 다오 당신의 넓은 길로 걸어가면 나는 이미 슬픔을 잊은 행복한 작은 배 이글거리는 태양을 화산. 같은 파도를 기다리는 내 가슴에 불지르는 바다여 폭풍이 뚫고 가게 해 다오 돛폭이 찢기워도 떠나가게 해 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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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2:39 |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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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2:15 | ||||
5. |
| 2:47 | ||||
6. |
| 3:17 | ||||
♠ 6월엔 내가 ♠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 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 없는 산 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 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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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3:18 | ||||
♠ 너와 나는 ♠
돌아도 끝없는 등근 세상 너와 나는 밤낮을 같이 하는 두 개의 시계바늘 네가 길면 나는 짧고 네가 짧으면 내가 길고 사랑으로 못 박히면 돌이킬수 없네 서로를 받쳐주는 원 안에 빛을 향해 눈뜨는 숙명의 반려 한순간도 쉴 틈이 없는 너와 나는 영원을 똑딱이는 두 개의 시계바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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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1:56 | ||||
♠ 빨 래 ♠
초록색 물통 가득 춤추며 일어나는 비누 거품 속에 살아있는 나의 때가 울며 사라진다 나는 참 몰랐었다 털어도 털어도 낀 먼지 낀 마음 속 너무 오래 빨지 않아 곰팡이 피었음을 살아 있는 동안은 묵은 죄를 씻어 내듯 빨래를 한다 어둠을 흔들어 행구어 낸다 물통 속에 출렁이는 하늘 자락 끌어올려 빳빳하게 풀 먹이는 나의 손이여 무지개 빛 거품속에 때묻은 날들이 웃으며 살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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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2:00 | ||||
♠ 황홀한 고백 ♠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풀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 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 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 다는 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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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3:15 | ||||
♠ 벗에게 ♠
너는 내 안에서 고은 잇속 드러내며 살짝 웃는다 이슬 달고 피어난 하얀 도라지꽃 날마다 정성껏 너를 가꾼다 네가 꽃을 피워 나에겐 사랑이 되고 네가 살아와서 나의 눈물은 반작이는 구슬이 된다 세월이 가도 젊음만 퍼올리는 영혼의 샘가에서 순결한 눈짓 마주하여 피리 불다가 우리는 조용히 하나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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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1:47 | ||||
♠ 촛 불 ♠
말은 이미 끝났습니다. 순백의 가슴둘레 불꽃으로 피운 눈물 바람에도 휘지 않는 노을빛 사랑 당신은 내 이름을 불러 주십시오 죽어서도 무덤 없는 고독의 불꽃 소리도 안 들리는 곳에서 승천을 꿈꾸며 태워 온 갈망 당신위에 준비된 나에게 말은 이미 소용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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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 2:41 | ||||
♠ 단추를 달듯 ♠
떨어진 단추를 제 자리에 달고 있는 나의 손등 위에 배시시 웃고 있는 고은 햇살 오늘이라는 새 옷 위에 나는 어떤 모양의 단추를 달까 산다는 일은 끊임없이 새 옷을 갈아 입어도 떨어진 단추를 제 자리에 달 듯 평범한 일들의 연속이지 탄탄한 실을 바늘에 꿰어 하나의 단추를 달 듯 제 자리를 찻으며 살아야 겠네 보는 이 없어도 함부로 살아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을 확인하며 단추를 다는 이 시간 그리 낯설던 행복이 가까이 웃고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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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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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 2:54 | ||||
아 가 (雅歌)
당신을 기억하는 순간은 커다란 밤 그러나 당신이 주신 어둠은 단단한 껍질의 절망을 뚫고 빛의 알을 낳아 주는 흰 새입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순간은 생손 앓는 밤 그러나 당신이 주신 어둠은 가시 돋힌 슬픔을 뽑아 장미를 피어 내는 사랑입니다 자고 나면 한뼘 더한 내 부끄러움의 길이마저 기도가 되는 당신 앞에 나는 후미진 산길을 서성대는 한 마리 산뀡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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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 3:35 | ||||
♠ 부활의 아침 ♠
- 막달레나의 노래 문을 열어 주십시오 너무도 가혹하게 사무쳐 오던 고난의 멍든 세월을 다시는 기억치 않으렵니다 죽음보다 갑갑하고 어둡던 시간 당신의 부재로 하여 아픔이 피와 같던 시간을 탄식하며 무덤 밖에서 절절히 목메어 울었었거니 굳게 닫힌 무덤의 문 홀홀히 죽음의 옷 벗으시고 이렇게 찬란히 빛 속으로 살아 오셨습니다 아아 스승이여 슬프던 노래를 땅속에 묻고 승리의 흰 깃발 흔들며 매양 떨리던 가슴으로 다시 살은 나의 기쁨 당신의 부활로 해맑게 트인 영광의 새벽 내 부끄러운 길을 빛부신 사랑으로 씻어 주신 님 이제는 결코 놓치지 않으렵니다 내 목숨 길이 당신 보며 살으리니 유일한 나의 삶은 사랑하는 것 죽는 것 주여 오십시오 열어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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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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