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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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3:07 |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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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2:14 | ||||
♣ 소 곡
- 추은희 시 올 가을은 음악을 듣고 다음은 사랑을 할까 우유빛 새벽 하늘 장미빛 석양이면 가슴이 뛰다. 심지불 돋구인 비오는 밤은 도란도란 연인들의 이야기 말갛게 빈 마음이사 꿈으로 엮을까 해묵은 역사는 낡은 일력으로 그만이고.... 올 가을은 음악을 듣고 그 다음 사랑을 할까 그 사람의 미소 속에 그 사람의 꿈결 속에 뛰어들어가 볼까올 가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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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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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2:40 | ||||
6. |
| 2:18 | ||||
♣ 불타는 달
- 최원규 시 내가 한 알의 이슬인 듯 어머니 뱃속에서 숨 쉬고 있을 때 달은 어머니의 인자한 눈을 통하여 노란 빛을 내 살 속에 뼈 속에 넣어 주고 있었다. 그때 달은 조용히 수미산을 넘고 개울의 어군을 지키고 있었다. 내가 이승에 나와 처음 바라보았던 달은 잠에서 깨어난 그런 눈빛으로 몰려와 꿈의 날개로 나를 감싸고 있었다. 그때 달은 헐벗은 공동묘지를 한바퀴 돌고 바다의 성난 숨결을 삼키고 있었다. 내가 요즘 술 취해 바라보는 달은 잠에서 깨어나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시 달을 바라 보았을 때 이미 까만 숯이 되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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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2:14 | ||||
♣ 추 억
-조병화 시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이 겨울 바다에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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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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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2:28 | ||||
♣ 동정의 시
-박근영 시 밤을 새우면서 목숨을 앓다가도 고운 해 동산에 떠오르면 나는야 이름 없이도 창 앞에 고운 해 아침 두레박을 드리우듯 깊은 속 어둠에 잠겨 있는 당신의 목소리를 가만히 길어 갈한 목 축이고 나면 안으로 맑아오는 나의 목소리 옥통소처럼 곱게 울려 차가운 하늘 열어 주면 빨간 댕기 드리운 듯 적연한 햇빛의 가지 끝에 가을 과일처럼 익어 오는 건 어느 날엔가 꽃다이 주어질 당신의 은혜로운 언약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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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2:43 | ||||
♣ 첫사랑 그 사람은
-박재삼 시 첫사랑 그 사람은 입 맞춘 다음엔 고개를 못 들었네. 나도 딴 곳으로 보고 있었네. 비단 올 머리칼 하늘 속에 살랑살랑 햇미역 냄새를 흘리고, 그 냄새 어느덧 마음 아파라. 내 손에도 묻어 있었네. 오, 부끄러움이여, 몸부림이여, 골짜기에서 흘려 보내는 실개천을 보아라. 물비늘 쓴 채 물살은 울고 있고, 우는 물살 따라 달빛도 포개어진 채 울고 있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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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2:49 | ||||
♣ 겨울 숲을 바라보며
-오규원 시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罪)를 더 얻는다. 한 벌의 죄(罪)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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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 1:49 | ||||
열 오른 눈초리,
하잔한 입 모습으로 소년은 가만히 총을 겨누었다. 소녀의 손바닥이 나비처럼 총 끝에 와서 사뿐히 앉는다. 이윽고 총 끝에선 파아란 연기가 물씬 올랐다. 뚫린 손바닥의 구멍으로 소녀는 바다를 내다보았다. -아이! 어쩜 바다가 이렇게 똥그랗니? 놀란 갈매기들은 황토 산태바기에다 연달아 머릴 처박곤 하얗게 화석이 되어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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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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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 2:02 | ||||
15. |
| 2:16 | ||||
그대 미소는 내 가슴에 다가와 한송이 꽃이 되네
그대 슬픔은 강물처럼 흘러흘러 나마저 쓸고 가네 *님이여 ! 그대에겐 슬픔은 슬픔은 어울리지 않아요 나의 아픔이 그대에게 햄복을 준다면 그대 미소 나의 눈물이라도 더욱더 사랑하지 못함만이 내겐 슬픔이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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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 1:56 | ||||
♣ 화 사 (花 蛇)
-서정주 시 사향(麝香) 박하(薄荷)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꽃대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 내던 달변(達辯)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날름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 물어 뜯어라, 원통히 물어 뜯어,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ᄉ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 바늘에 꼬여 두를까 부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스며라, 배암 ! 우리 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 같이 고운 입술…… 스며라, 배암 ! ♠ 꾀꼬리 울음은 눈 먼 처녀의 한이라 볼 수 있다. 토속적 서정을 탁월한 솜씨로 그린 시로 “외딴 봉우리. 외딴집. 눈 먼 처녀”로 이어지는 고독감과 애절함을 자아내고 있다. * 주제 : 정적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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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 1:16 | ||||
♣ 윤 사 월
-박목월 송화(松花)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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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 2:03 | ||||
♣ 기다림
-모윤숙 천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지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리다.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오월강 위로 노를 저어 오시렵니까? 감초인 사랑이 석류알처럼 터지면 그대는 가만히 이 사랑을 안으려 나이까? 내 곁에 계신 당신이온데 어이 이리 멀고 먼 생각의 가지에서만 사랑은 방황하다 돌아서 버립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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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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