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
1. |
| 2:15 | ||||
♣ 내 마음 아실이 ~^*
-김영랑 詩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 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한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
||||||
2. |
| 1:18 | ||||
♣ 아 니 오
-신동엽 시 아니오 미워한 적 없어요, 산마루 투명한 햇빛 쏟아지는데 차마 어둔 생각 했을리야. 아니오 괴뤄한 적 없어요, 능선 위 바람 같은 음악 흘러가는데 뉘라, 색동눈물 밖으로 쏟았을 리야. 아니오 사랑한 적 없어요, 세게의 지붕 혼자 바람 마시며 차마, 옷 입은 도시 계집 사랑했을 리야. ♠♠ 모순된 현실 속에 사는 절망감. 괴로움. 회의를 역설적으로 노래한 시다. 3 연에서는 “도시 계집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소시민으로서의 자신과 “세계의 지붕 혼자 바람 마사”는 역사 속의 한 지식인으로서의 자신 사이의 갈등이 잘 나타나 있다. |
||||||
3. |
| 3:14 | ||||
♣ 연 가 (戀歌)
-김 남 조 시 잠든 솔숲에 머문 달빛처럼이나 슬픔이 가라앉아 평화로운 미소되게 하소서 깍아 세운 돌기둥에 비스듬히 기운 연지빛 노을의 그와 같은 그리움일지라도 오히려 말 없는 당신과 나의 사랑이게 하소서 본시 슬픔과 가난은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짙푸른 수심일수록 더욱 연연히 붉은 산호의 마음을 꽃밭처럼 가꾸게 하소서 별그림자도 없는 어두운 밤이라서 한결 제 빛에 요요히 눈부시는 수정의 마음 을 거울삼게 하소서. 눈물과 말을 가져 내 마음을 당신께 알리려던 때는 아직도 그리움이 덜 했었다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저 돌과 같은 침묵만이 나의 전부이오니 잊음과 단잠 속에 홀로 감미로운 묘지의 큰 나무를 닮아 앞으론 묵도와 축원에 넘쳐 깊이 속으로만 넘쳐나게 하소서 사랑하는 이여 |
||||||
4. |
| - | ||||
5. |
| 1:36 | ||||
♣ 강가에서
- 이형기 시 물을 따라 자꾸 흐를라치면 네가 사는 바닷말에 이르리라고 풀잎 따서 작은 그리움 하나 편지하듯 이렇게 띄워본다 |
||||||
6. |
| - | ||||
7. |
| 3:26 | ||||
8. |
| - | ||||
9. |
| 3:10 | ||||
♣ 월 훈
-박용래 시 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래뚝,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갱(坑) 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콩깍지 처럼 후미진 외딴집, 외딴집에도 불빛은 앉아 이슥 토록 창문은 모과(木瓜)빛입니다. 기인 밤입니다. 외딴집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한 나머지 무우를 깎기도 하고 고구마를 깎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시나브로 풀려 풀려내리는 짚단,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듣습니다. 귀를 모으고 듣지요. 후루룩 후루룩 처마깃에 나래 묻는 이름 모를 새, 새들의 온기를 생각합니다. 숨을 죽이고 생각하지요. 참 오래오래, 노인의 자리맡에 밭은 기침 소리도 없을양이면 벽 속에서 겨울 귀뚜라미는 울지요. 떼를 지어 웁니다, 벽이 무너지라고 웁니다.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지, 창호지 문살에 돋는 월훈(月暈). |
||||||
10. |
| - | ||||
11. |
| 3:09 | ||||
♣ 하동땅이 어떻습니까
- 정공채 시 온갖 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들랑 산수 절로 트인 하동땅 풍광길이 어떻습니까 하동 땅으로 내려 오시지요 그 옛날 고사도 여길 들라치면 청학이 됐다죠 그야 그렇챦겠지만 그쯤 치는 풍광이라지요 최치원 외론 구름도 햇빛 고운 하동땅 산 내리는 입산승 먼 발치 두고 한번 들면 그만이지! 그는 이땅의 쌍계동문 그 바깥을 나오지 않았다죠 산줄기 강줄기는 한줄기는 흐름 산정도 수정에 실려 반짝대며 아름다운 산하 말도 마라 하동땅 너무 좋아서 여름도 시새움에 우향으로 앉음에야 온갖 일이 마음에 잘도 들 때도 한번쯤은 하동으로 내려와 보시지요 청죽에 바람 이는 우리나라 하동땅이 좀 어떻습니까. |
||||||
12. |
| 2:50 | ||||
♣ 달팽이
- 김종원 시 처음 그의 궁전에는 우수에 잠긴 달이 가만히 떠올라 갔다. 이윽고 차디찬 숨그늘을 이루며 아득한 지층을 향하여 한 매듭 기어오른 그는 온 무게를 등에 지고 오직 금진 제 사랑을 소리 없이 갈아 가고 있었다. 이슬째 미끄러진 울타리에 사과나무 한 그 루. 오늘 타고난 이 터전으로 한 마디 우화를 모종해 나온 그는 아무도 열어 보지 못한 탑 안에 어느 새 이파리가 되어 가는 것이다. |
||||||
13. |
| 2:38 | ||||
♣ 강 건너 얼굴
- 이경남 시 너의 시야를 가득히 채워 오는 너에 대해서 내가 안다는 것은 꽃의 의미를 모르는 거와 같다. ―사금파리에 맺히는 이슬 방울 ―새벽창에 어리는 별의 속삭임. 그리고, 강 건너 살을 꽂은 무지개의 호선 내가 너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너의 동자와 너의 음성과 너의 미소가 우물 가득차 찰찰 넘치는 하늘이 되어 나의 시야를 덮쳐 오고 있다는 이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실재 뿐. 아아 내가 너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저 꽃들이, 저마다 피고 지는 의미를 모르듯이 내가 나를 도무지 모르는 거와 같다. |
||||||
14. |
| - | ||||
15. |
| 1:36 | ||||
♣ 낙 엽 (1)
-조 남 두 시 하늘에서 내린다면 어떨까 짝 잃은 날짐승이 외롬에 울다가 지쳐 땅 위에 뒹군다면 어떨까 볼수록 저것은 슬픈 고독의 그림자 어디서 누군지가 목메어 찾고 있을 슬픈 사랑의 이름일지 몰라 몰라 |
||||||
16. |
| - | ||||
17. |
| 1:27 | ||||
♣ 손 수 건
- 문덕수 시 누가 떨어뜨렸을까 구겨진 손수건이 밤의 길바닥에 붙어 있다 지금은 지옥까지 잠든 시간 손수건이 눈을 뜬다. 금시 한 마리 새로 날아갈 듯이 발딱발딱 살아나는 슬픔. ♠♠ “길 바닥에 붙어 있다/ 눈을 뜬다/ 발딱발딱”등 손수건에 살아 있는 이미지를 부여함으로써 이미지즘의 시로 끌어 올리고 있다. |
||||||
18. |
| - | ||||
19. |
| 2:10 | ||||
20. |
| 2:50 | ||||
♣ 서 귀 포
- 김광협 시 5 월 달 서귀포 유자꽃 핀 밤에는 마을 하나이 그냥 등불이 되니까 똑딱선도 등을 켜지 않고 지난다. 유자꽃 핀 마을에서 나는 강소천 이를 읽었는데 강소천(姜小泉)이는 지금 그 마을에 가 영원히 쉬고 있을지 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