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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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3:19 | ||||
♣ 사 모
- 조지훈 시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리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 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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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2:20 | ||||
★*…임
- 허영자 시 그윽히 굽어보는 눈길 맑은 날은 맑은 속에 비 오면은 비 속에 이슬에 꽃에 샛별에..... 임아 이 온 삼라만상에 나는 그대를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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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2:44 | ||||
♣ 음 악
-김요섭 시 태초의 말씀과 함께 하늘에는 불과 음악이 있었다. 하늘 가득히 울려 퍼졌던 음악 사람들을 찾아 마을 위로 거리 위로 휘날리며 오는 동안 소리는 스러지고 눈송이가 되었다 나뭇 가지 위 음악의 흰 그림자로 앉은 눈송이 눈송이로만 있기에는 심심했다 나무 속 심줄을 타고 녹아드는 뿌리 끝에서 소리가 나고 흙들이 귀를 기울였다. 어느 태초의 아침 같은 아침 대지는 풀포기를 토하면서 허공에다 새를 날렸다 음악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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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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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2:56 | ||||
♣ 승무(僧舞)
-조지훈 시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을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煩惱) 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구도자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모든 번뇌를 예술을 통해 종교적 경지로 승화 시키고 있는 여승의 자태에서 불교적 선(禪)의 세계와 고전미를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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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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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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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1:28 | ||||
♣ 가던 길 멈추고
-마의 태자 묘를 지나며 -김해강 시 골짝을 예는 바람결처럼 세월은 덧없이 가신 지 이미 천 년. 한(恨)은 길건만 인생은 짧아 큰 슬픔도 지내다니 한 줌 흙이러뇨. 잎 지고 비 뿌리는 저녁 마음 없는 산새의 울음만 가슴 아파 천고(千古)에 씻지 못할 한 어느 곳에 멈추신고. 나그네의 어지러운 발 끝에 찬 이슬만 채어. 조각 구름은 때 없이 오락가락하는데 옷소매를 스치는 한 떨기 바람. 가던 길 멈추고 서서 막대 짚고 고요히 머리 숙이다. ♠♠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를 추모하며 망국의 한과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했다. 마의 태자란 신라가 고려에 의해 망할 무렵 태자가 출가하여 삼베옷을 걸치고 다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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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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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1:55 | ||||
♣ 푸르른 날
-서정주 시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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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3:10 | ||||
♣ 밤의 이야기 · 20
-조병화 시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나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나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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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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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 2:56 | ||||
♣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조병화 시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습니다. 서러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외로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사나운 거리에서 모조리 부스러진 나의 작은 감정들이 소중한 당신 가슴에 안겨 들은 것입니다. 밤이 있어야 했습니다. 밤은 약한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 제한된 행복을 위하여 밤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눈치를 보면서 눈치를 보면서 걸어야 하는 거리 연애도 없이 비극만 깔린 이 아스팔트 어느 잎파리 아스라진 가로수에 기대어 별들 아래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나보다 앞선 벗들이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한 것이라고 말을 두고 돌아들 갔습니다. 벗들의 말을 믿지 않기 위하여 나는 온 생명을 바치고 노력을 했습니다.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하다 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믿고 당신과 같이 나를 믿어야 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하나의 최후와 같이 당신의 소중한 가슴에 안겨야 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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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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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 3:38 | ||||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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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 1:48 | ||||
♣ 개 여 울
- 김소월 시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約束)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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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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