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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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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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 - 김소월 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우리 고유의 민요 가락인 7.5조의 언어 구성으로 님을 떠나보내는 사무친 정과 한을 체념으로 승화 시킨 시이다. 마지막 연의 “죽어도 아니”라는 구절에서는 슬픔을 극복하는 높은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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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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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2:46 | ||||
★*…사랑한 이야기
- 김 남 조 사랑한 이야기를 하랍니다. 해 저문 들넠에서 겨웁도록 마음 바친 소녀의 원이라고. 구 김 없는 물위에 차겁도록 흰 이마전 먼저 살며시 떠오르는 무구한 소녀라 무슨 원이 행여 죄되리까만 사랑한 이야기야 허구허날 사무쳐도 내 못 말하고 사랑한 이야기야 글썽대며 목이 메도 내 못 말하고 죽을 때나 가만가만 뇌어볼 이름임을 소녀는 아직 어려 세상도 몰라 사랑한 이야기를 하랍니다. 꽃이 지는 봄날에랴 희어서 설은 꽃잎 잎새마다 보챈다고 가이 없는 눈벌에 한 송이 핏빛 동백 불본 모양 몸이 덥듯 귀여운 소녀라 무슨 원이 굳이 역겨우리만 사랑한 이야기야 내 마음 저며낼까 내 못 말하고 사랑한 이야기야 내 영혼 피 흐를까 내 못 말하고 죽을 때나 눈매 곱게 그려 볼 모습임을 소녀는 아직 어려 세상도 몰라 기막힌 이 이야기를 하랍니다. 사랑한 이야기를 하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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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1:20 | ||||
♣ 깃 발 ♣
- 유치환 詩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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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2:39 | ||||
♣ 알 수 없어요
- 한 용운 시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국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길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에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을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 놀은 누구의 시 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절대자는 자연의 여러 현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며. 끊임없이 구도하는 자세로 그 절대자를 향해 신앙을 불태우겠다고 노래 하고 있다. 설의법을 사용해서 절대자의 모습을 신비롭게 하는 효과와 각운을 맞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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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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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3:18 | ||||
♣ 임
- 김남조 시 1 임의 말씀절반은 맑으신 웃음 그 웃음의 절반은 하느님 거 같으셨네 임을 모르고 내가 살았다면 아무 하늘도 안보였으리 2 그리움이란 내 한 몸 물감이 찍 히는 병 그 한번 번갯불이 스쳐 간 후로 커다란 가슴에 나는 죽도록 머리 기대고 산다. 3 임을 안 척 계절은 노래에서 오고 그래 만날 시 만 쓰더니 그 다음 또 한철은 기도에서 오고 그래 만날 손 씻는 마음 어제와 오늘은 말도 잠자고 눈 가득히 귀 가득히 빛만 갖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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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2:20 | ||||
♣ 우 산
-신동문 시 우산은 비가 내리는 대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젖어 있는 마음은 언제나 우산을 받는다. 그러나 찢어진 지(紙) 우산 같은 마음은 아무래도 젖어만 있다. 더구나 웃음이나 울음의 표정으로 인간이 누전되어 몸속으로 배어 올 때는 손 댈 곳 발 디딜 곳 없이 지리저리 마음이 저려 온다. 눈으로 내다보는 앙상한 우산살 사이의 하늘은 비가 오나 안 오나 간에 언제나 회색진 배경인데 그런 기상이 벗겨지지 않은 것은 떨어진 마음을 마음이 우산 받고 있는 길이라 내 손도 누구의 손도 어쩔 도리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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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4:18 | ||||
10. |
| 2:26 | ||||
♣ 행 복 ~^*
-유치환 詩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크러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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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2:58 | ||||
♣ 가을 문안
-김종해 시 나는 당신이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오오. 말할 수 없는 우리의 슬픔이 어둠속에서 굳어져 별이 됩니다.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깊고 깊은 어둠속에서만 가혹하게 빛나는 우리의 별빛 당신은 그 별빛을 거느리는 목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종루에 내린 별빛은 종을 이루고 종을 스친 별빛은 푸른 종소리가 됩니다. 풀숲에 가만히 내린 별빛은 풀잎이 되고 풀잎의 비애를 다 깨친 별빛은 풀꽃이 됩니다. 핍박받은 사람들의 이글거리는 불꽃이 하늘에 맺힌 별빛이 될 때까지 종소리여 풀꽃이여 ...... 나는 당신이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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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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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 1:30 | ||||
♣ 웃은 죄
-김동환 시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 모금 달라기 샘물 떠주고 그리고 인사하기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뜬대두 난 모르오. 웃은 죄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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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 5:16 | ||||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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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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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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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 2:48 | ||||
♣ 추일서정
-김광균 시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그러진 도룬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하게 한다.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홀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에 장막 저쪽에 고독한 반원을 긋고 잠기어 간다. ♠ 가을의 쓸쓸한 분위기를 시각적 이미지를 빙어 그림처럼 그린 시로서 낙엽을 보면서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를 연상하는 이미지 제시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