읊어보게 읊어나 보게 열두 달의 내력을 읊어보게 (1월은 어떤가?) 엄동설한 매서워도 수정 같은 하늘 위에 청홍으로 실을 매어 연날리기 좋을 때죠 (2월은 어떤가?) 오랜만에 친구 만나 정담하기 해가 짧죠 (아하하하… 그럼 3월은?) 3월이라 삼짇날에 강남 제비 돌아올 제 해는 점점 길어지고 꽃은 피고 새싹 돋네 4월이라 비가 내려 온 들녘을 적셔주니 5월이라 모를 내고 단오 그네 뛰러가 보세 일러보세 일러나 보게 열두 달의 얘기를 일러보게 6월이라 보리밭엔 황금물결 넘실넘실 7월이라 김을 매고 백중놀이 즐겁구나 8월이라 한가위에 송편 빚어 차례하고 동산에 달뜨거든 달맞이 하러가 보세 일러보게 일러나 보게 열두 달의 내력을 일러보게 9월이라 중양절에 국화주를 빚어놓고 10월 상달 맑은 하늘 단풍 구경 좋을시고 11월 동짓날에 붉은 팥죽 쑤어먹고서 12월 긴긴밤엔 군불을 지펴놓고 우리 님과 마주 누워 사랑가가 좋을시구나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어떤 달이든 좋아 열두 달이 다 좋아 일러보게 일러나 보게 열두 달의 내력을 일러보게
“괴롭지요? 힘들지요? 하지만 포기하면 안 돼요. 살아야지요. 세상이 아무리 죽어라 죽어라 해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지요. 여보, 날 봐요. 내가 여기 이렇게 있잖아요. 여보.” 당신이 여기 있기에 나도 여기 있어요 어떤 고난도 참아낼 수 있죠 어떤 고통도 이겨낼 수 있어요 희망을 버려선 안 돼요. 내손을 잡아 봐요 내 눈물이 당신의 뺨을 적시고 있어요 용기 내요. 이겨내야 해요 살아있다는 건 아름다운 것 아름다운 것
아무 생각 없던 어린 시절 하늘 천 따 지 가마솥에 누룽지 할아버지 앞에서 천자문을 배웠지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는 것 하늘은 위에 있고 땅은 그 아래 있지 그런 줄만 알았지, 당연한 줄 알았어 랄랄랄라 랄랄라 랄랄랄라 랄랄라 “여보. 몹쓸 꿈을 꾼 셈치고 잊어버리세요!” “몹쓸 꿈? 이건 현실이오. 내가 바라던 세상은 이게 아니야. 내가 원하던 세상은 이게 아니라구!” 사범학교 다니던 젊은 날 고단한 사람살이 오가며 보았지 선배는 나에게 말해 주었지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 되는 것 일한 자 일한 대로 거두는 참 세상 평등한 새 세상을, 그 꿈 굳게 믿었지 랄랄랄라 랄랄라 랄랄랄라 랄랄라 “하하하하…” “여보, 여보 제발, 여보 제발!”
베틀 놓세 베틀 놓세 옥란강에 베틀 놓세 하늘에다 베틀 놓고 구름 위에 잉아 걸어 비수 같이 드는 칼로 썩썩 비어 내어놓고 앞 냇물에 씻어다가 뒷 냇물에 헹궈내어 사흘 나흘 바래었다 닷새 엿새 풀을 먹여 여드레를 다듬어서 도포 적삼 지어내세 저기 가는 저 선비야 우리 선비 돌아올 제 바늘 한 쌈 실 한 타래 사 가지고 오라 하소
“비는 부슬부슬 오지요. 달빛도 별빛도 없는 산길을 가자니, 세상에 꼭 우리 둘 뿐인 거 같아요. 요새 연애, 연애 허지만, 그런 데이트는 못해 봤을 걸요? 그 양반이 내 손을 꼬옥 쥐어주는데... 뭐, 세상에 무서울 게 하나도 없어요... 그날 가슴이 찌르르하던 것은, 이 가슴에 흙이나 덮여야 잊을 거예요...” 당신이 여기 있기에 나도 여기 있어요 함께 있기에 울 수도 있고 함께 있기에 웃을 수도 있죠 당신이 함께 걷기에 어둔 밤길도 환해요 별빛 없어도 볼 수가 있죠 살아 있는 건 정말 좋은 거죠 “살아 있는 건 정말 좋지라~잉?”
“순덕 아빠, 괴로웠지요? 힘들었지요? 하지만 정말 다행이에요. 이렇게 같이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하늘이 우리를 보살펴 준 거예요! 그러니까 지지 말고 힘을 내서 살아봐요. 제발...” 사람들 앞에 당신이 나갈 수 없다고 해도 여기 누구보다 소중한 우리가 있잖아요 우리가 여기에 있어요 보고 계신가요 우리의 눈물을 감사드려요 아 하느님 살아있는 건 아름다워 어떤 이유보다 소중해 살아있는 건 아름다워 보고 계신가요 우리의 눈물을 감사드려요 아 하느님 살아있는 건 아름다워 어떤 이유보다 소중해 살아있는 건 아름다워
저 건너 뽕밭에 뽕잎이 우거졌네 그 잎새 지기 전엔 푸르고 싱싱했지 아! 비둘기야, 오디를 따먹지 마라 아! 처녀들아, 사내를 홀리지 마라 홀딱 빠진 사내들은 벗어날 길 있어도 홀딱 빠진 처녀들은 벗어날 길 없다네 저 건너 뽕밭에 뽕잎이 떨어지네 누렇게 시들어버린 뽕잎이 떨어지네
가요 이 넓은 세상에 우리 함께 걸어요 기나긴 고통 끝이 났어요 살아 있는 건 아름다운 것 햇빛 가득 찬 거리 가슴을 활짝 열고서 지난 아픔을 모두 다 잊고 활짝 웃어 보아요 희망을 버리지 않기를 정말 잘 한 것 같죠 내 눈물이 당신의 뺨을 적시고 있어요. 용기 내어 지내왔던 날들 살아 있다는 건 아름다운 것 우리 함께 있어요 커다란 소리 낼 수 없어도 당신의 굳은 손바닥 밑에 나의 심장이 뛰고 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이렇게 아름다운 날 내 눈물이 당신의 뺨을 적시고 있어요 용기 내어 지내왔던 날들 살아 있다는 건 아름다운 것 아름다운 것
“다른 사람들의 논밭은 죄 흉년이 들었는데, 김서방네만 풍년이 든 걸 보고, 옆집에 최서방이 김서방을 찾아갔습니다. 마음씨 좋은 김서방은 자기가 겪은 일을 모두 말해 주었습니다. 최서방을 길을 떠났습니다.” 읊어보게 읊어나 보게 열두 달 내력을 읊어보게 (1월은 어떤가?) 춥고 길어 짜증나니 잠이나 잘 수밖에 (2월은 어떤가?) 이런 달은 왜 있는지 정말 모르겠소 (아하하하… 그럼 3월은?) 바람 불어 먼지 날려 눈 못 뜨니 괴롭지요 4월이라 비가 내려 길바닥은 온통 진창 5월 꽃이 핀다 한들 뜯어먹고 살 수 있나요 6,7월 8,9월엔 땡볕에 일감만 잔뜩 10월이 되면은 낙엽 쓸기 성가시고 동지섣달 일 없으니 투전이나 하러 가지. 열두 달이 다 싫어, 열두 달이 정말 싫어
넘쳐 넘쳐 흐르는 볼가강물 위에 스텐카라친 배 위에서 노래 소리 들린다 페르샤의 영화의 꿈 다시 찾은 공주의 웃음 띄운 그 입술에 노랫소리 드높다 동편 저쪽 물 위에서 일어나는 아우성 교만할 손 공주로다 우리들은 우리다 다시 못 올 그 옛날의 볼가강물 흐르고 꿈을 깨친 스텐카라친 장하도다 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