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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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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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뭔지 난 아직 몰라요.
이별이 뭔지 난 아직 몰라요 그러나 옹근 기와집 방이 열 개가 넘는 그 넓디 넓은 집에 근심이 그득 찼어요. 그집 사랑방에서 난 여름 내내 당신에게 편지를 쓴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교만하지 말아요 무릇 이별이란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만 무엇을 얻었다고 그리 좋아할 일만은 아니지요 어제는 어제의 별빛이 흐르고 오늘은 오늘의 별빛이 흐른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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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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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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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어느 가을날 당신은 내게 물어왔지요 난 갈비 내리는 들판으로 가보라 웅얼거렸습니다. 끄덕이며 끄덕이며 달려갔던 당신이 돌아와 그곳엔 아무것도 없더라 말했지요. 그리움과 사랑과 인생은 늘 비어 있는 것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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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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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키우고
어둠을 빛나게 하는 그런 삶이고 싶다. 당신 앞에서 어느 때 밤은 깊고 깊어져 주위를 볼 수 없을때 모닥불로 만나는 그런 연인이고 싶다 당신 곁에서 모든 걸 이루었으나 아무것도 얻은 것 없는 그런 삶이라도 좋다 당신이 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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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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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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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오신다 하여
하 기다려 봐도 오시는 건 저녁 어스름뿐 가슴에 화톳불 하나 지피어 놓고 밤을 밝히면 남겨진 마음엔 돌부처 하나 바람아 너는 아느냐 돌아눕는 내 가슴에 박힌 가시 언제나 삭아질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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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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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가 익으면 저절로 터진다 하나
난 믿지 않는다. 사랑이 익으면 열매가 맺힌다 하나 난 믿지 않는다. 천둥이 치면 번개가 보인다 하나 난 믿지 않는다. 해가 기울어 서산으로 져야 난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 모든게 허위인 세상 앞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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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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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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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집착하지 말라
집착은 모든 걸 잃는 지름길이다 비구름이 꽃에게 물을 뿌릴때 그는 꽃에게 고마워한다. 꽃이 물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이 지고 있던 짐을 덜었기 때문이다. 넘치게 하라 자신의 사랑을 대지에 넘쳐 흐르게 하라 사랑으로 충만한 가슴은 모든 걸 받아들이리라 사랑은 주는 자도 받는 자도 없다 집착은 사랑을 병들게 하는 악의 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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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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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도 희생도 없는 그런 길을 걸어요
스스로 일어나는 혼란을 극복하고 갈등을 이겨 너와 내가 하나되는 그런 사랑을 해요 앞날에 대해 이상적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눠요 내면의 긴장을 풀고 나의 눈을 따스히 바라보세요 벗겨지고 벗겨진 내 자아 그대에게 바쳐진 내 영혼의 아름다움이 거기에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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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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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조건이 없지요. 늘 텅 비어 있는 그 공간 채우려 하지 마세요 아무리 다가가도 메울 수 없는 허망의 무덤이랍니다. 조건없이 살아요 청자의 투명함이 왜 그리 아름다운지 아신다면 저절로 넘실대는 사랑의 기쁨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법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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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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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니 오십니까? 오늘 그대 모습 봤어요. 아른거리며 당신은 내눈가에 잠시 머무르다 꿈결같이 사라졌지요. 지금 이 시간이 아니라도 좋아요. 당장이 아니라면 조금 늦은 시간에 오세요 늦어도 오지 못하신다면 내일이라도 좋아요.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난 전혀 힘들지 않답니다. 그러나 목이 마르고 마른침이 자꾸 삼켜져요 한 번만이라도 다녀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