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셀프 타이틀의 데뷔작을 발표한 존 마크와 자니 아몬드의 마크 아몬드(또는 마크 아몬드 밴드)는 활발한 투어 활동을 통해 보여진 그들 특유의 세련되고 탁월한 연주력은 적지 않은 이들을 밴드의 골수 팬으로 만들 정도가 되었다. 재즈의 감성을 바탕으로 록과 포크, 그리고 실험적인 요소들에 이르는 다채롭고 신비로운 사운드로 특징 되는 밴드의 음악은 기존에 없던 독특한 것이었다. 다양한 레이블을 통한 꾸준한 앨범 발표, 그리고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가진 투어 등으로 이들은 70년대의 가장 인기 있는 언더그라운드 그룹의 하나가 되었다. 1973년, 밴드는 돌연 해산 상태에 들어갔고 존 마크가 사고로 손가락을 잃는 불운을 겪게 된다. 하지만 1975년, 그는 한없이 포근하고 감성적인 사운드로 가득한 솔로 앨범 [Songs For A Friend]를 발표하며 재기에 성공을 했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밴드의 재결성으로 이어졌고 70년대 말과 80년대 초반을 통해 여러 장의 탁월한 앨범들이 발매된다. 하지만 마크 아몬드는 상업성과는 무관한 팀이었다. 비록 어느 누구도 가 닿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서 장인의 솜씨를 발휘했던 이들이지만 이들의 여러 앨범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고 결국 밴드는 80년대 초반 해산하고 만다.
하지만 밴드의 해체 후에도 존 마크의 활동은 계속된다. 1983년에 발표된 두 번째 솔로 앨범 [The Lady And The Artists]를 통해 편안히 들을 수 있는 나직한 저음의 목소리와 따뜻한 사운드를 선보였던 그는 이후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바꾸어 본격적인 뉴 에이지 뮤지션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80년대 말, 월드 투어를 마친 존 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곳의 하나로 꼽히는 뉴질랜드로 이주를 했다 이다. 자연이 선사하는 최상의 아름다움과 고요함 속에서 명상가와도 같은 삶을 살아가던 그가 클라우스 헤이만Klaus Heymann이라는 인물을 만난 것은 1993년 초의 일이다. 유명한 클래식 레이블 [낙소스Naxos]와 [마르코 폴로Marco Polo]의 사장인 클라우스 헤이만과 존 마크의 만남은 컨템퍼러리 성향의 뉴 에이지 음악을 지향하는 새로운 레이블 [화이트 클라우드White Cloud]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 뉴질랜드에 본거지를 두고, 남태평양 지역의 탁월한 뮤지션들과 작곡가들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목표를 두는 [화이트 클라우드]의 이념은 존 마크에 의해 구체화되었다.
1996년에 발매된 이 앨범, [Nightmusic]은 그가 [화이트 클라우드]에서 작업을 한 세 번째 작품으로, [화이트 클라우드]의 서브레이블인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을 통해 발매된 첫 앨범이기도 하다. [Nightmusic]은 내가 만들고 싶었던 노래들의 시리즈로 시작되었지만 이내 마크 아몬드의 앨범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존 마크와 자니 아몬드의 사이에는 10년 이상의 긴 공백이 있었지만 둘의 재결합은 아주 자연스럽고 원숙한, 감미로우며 포근한 사운드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고 자신들이 의도했던 음악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존 마크 특유의 색깔을 잘 반영하고 있다. 나른한 감성을 실은 듯한 저음의 굵은 목소리가 이루어내는 편안함은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 라인과 부드러운 재즈의 향취와 더불어 전형적인 마크 아몬드의 색채를 이룬다. 하지만 밴드가 70년대에 했던 것과 같은 프리 재즈 스타일의 실험적인 즉흥연주나 각 연주 파트의 보다 명확한 동시 전개 대신 앰비언트의 향취로 가득한 키보드 배킹에 탁월한 솔로 연주가 더해지는 식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대체로 긴 러닝타임을 지닌 대부분의 곡들은 지극히 시각적인 감흥을 선사한다. 더불어 앰비언트 음악 특유의 공간감은 여러 곡들에서 충분히 느껴진다. 물론 서로 엇비슷한 분위기의 곡들이 지루하게 느껴질 소지도 있지만, 뉴 에이지 음악이 지니는 효용성의 측면에서 이 작품들에 담긴 극도의 서정성과 풍부한 감정이 주는 편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마크 아몬드 밴드의 모든 역량이 담긴, 반복되는 주 선율의 빼어난 아름다움과 재즈 풍의 연주가 돋보이는 13분의 대곡 `Skyline`을 비롯하여 `Nightmusic`, `City Of Dreams` 등 고요한 관조 또는 명상 속의 미세한 울림과도 같은 감미로운 곡들이 앨범을 채워준다.
자료제공 ; 포니캐년 코리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