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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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4:09 | ||||
당신의 하늘은 무슨 빛이었길래
당신의 바람은 어디로 불었길래 당신의 별들은 무엇을 말했길래 당신의 시들이 이토록 숨을 쉬나요 밤새워 고통으로 새벽을 맞으며 그리움에 멍든 바람 고향으로 달려갈 때 당신은 먼 하늘 차디찬 냉기속에 당신의 숨결을 거두어야 했나요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했던 당신은 차라리 아름다운 영혼의 빛깔이어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왔던 당신은 차라리 차라리 아름다운 생명의 빛깔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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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2:14 |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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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3:44 | ||||
나는 고개길을 넘고 있었다
그때 세 소년 거지가 나를 지나쳤다 첫째 아이는 잔등에 바구니를 둘러메고 바구니 속에는 사이다병 간즈메통 쇳조각 헌 양 말짝 등 폐물이 가득하였다 둘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세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텁수룩한 머리털, 시커먼 얼굴에 눈물고인 충혈된눈 색 잃어 푸르스름한 입술 너들너들한 남루 찢겨진맨발 아 얼마나 무서운 가난이 이 어린 소년들을 삼키었느냐 나는 측은한 마음이 움직이었다 나는 호주머니를 뒤지었다 두툼한 지갑, 시계, 손수건 있을 것은 죄다 있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것들을 내줄 용기는 없었다 손으로 만지작만지작 거릴 뿐이었다 다정스레 이야기나 하리라 하고 얘들아 불러 보았다 첫째 아이가 충혈된 눈으로 흘끔 돌아다 볼 뿐이었다 둘째 아이도 그러할 뿐이었다 세째 아이도 그러할 뿐이었다 그리고는 너는 상관없다는 듯이 자기네끼리 소근소근 이야기하면서 고개로 넘어갔다 언덕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짙어가는 황혼이 밀려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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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2:42 | ||||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가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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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2:17 | ||||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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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2:32 | ||||
7. |
| 2:33 | ||||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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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B | ||||||
1. |
| 5:19 | ||||
2. |
| 2:08 | ||||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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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2:02 | ||||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으며 늬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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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2:10 | ||||
하얗게 눈이 덮이었고
전신주가 잉잉 울어 하나님 말씀이 들려온다 무슨 계시일까 빨리 봄이 오면 죄를 짓고 눈이 밝어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가 잎사귀로 부끄런 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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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2:31 | ||||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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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1:59 | ||||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문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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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4:15 | ||||
당신의 하늘은 무슨 빛이었길래
당신의 바람은 어디로 불었길래 당신의 별들은 무엇을 말했길래 당신의 시들이 이토록 숨을 쉬나요 밤새워 고통으로 새벽을 맞으며 그리움에 멍든 바람 고향으로 달려갈 때 당신은 먼 하늘 차디찬 냉기속에 당신의 숨결을 거두어야 했나요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했던 당신은 차라리 아름다운 영혼의 빛깔이어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왔던 당신은 차라리 차라리 아름다운 생명의 빛깔이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