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그들만의 오리지널 록이다!
―극동의 변방에서 발신하는 순수음악 지향 파워록 트리오 로다운30의 첫 앨범 [Jaira]
‘비천하고 불길한’ 그들, 로다운30!
로다운30(Lowdown 30)은 국내에서 록에 관한 한 각 분야 최고의 멤버가 모여 결성한 한국형 파워록 트리오다. 밴드명에 사용된 lowdown은 ‘비열한’ ‘비천한’ ‘불길한’ 같은 뜻을 지닌 형용사구로 다소 냉소적이면서도 서글픈 느낌을 주는데, 그건 그 말이 우리나라의 척박한 음악풍토라는 이미지와 겹쳐지면서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 좀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한국 록의 전설 노이즈가든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윤병주를 주축으로 베이스의 김락건, 드럼의 이민우가 가세하여 2000년에 결성된 로다운30은 그동안 홍대클럽공연 및 각종 음악페스티벌 등을 통해 ‘스스로 즐기기 위해’ 음악활동을 해왔으나 6,70년대 블루스록에 바탕을 둔 이들의 음악은 3인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파워풀하고 빈틈없는 사운드를 선보이면서 진지한 음악팬들의 귀를 사로잡아왔다. 드디어 그들이 그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의미있는 첫 앨범을 내놓았다.
그저 또 한 장의 인디록 앨범일 뿐?
노이즈가든 때도 그랬듯, 이번에도 윤병주는 밴드나 앨범, 그들의 음악에 대해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한다. 요즘처럼 인터넷을 통한 정보가 홍수를 이루기 전, 그저 앨범커버 그리고 얼마 되지 않는 라이너노트의 이미지와 자료만을 보면서 음악을 듣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이른바 순수의 시대의 ‘음악 듣기’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언뜻 히브리계 여성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앨범의 제목 ‘Jaira’는 ‘Just another indie rock album’의 약자다. 이것은 어쩌면 로다운30의 앨범 역시 누구나 집에 컴퓨터와 간단한 녹음장비만 있으면 앨범을 발표할 수 있는 시대에 나온 ‘또 한 장의 인디록 앨범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요란한 활동이나 번지르르한 홍보문구, 억지스러운 개성으로 스스로를(혹은 음악을) ‘기획상품화’하려는 여전한 세태에 대한 염증이자 단지 ‘내용물’만으로 듣는 이의 가슴속에 특별하게 남고 싶다는 진정성에 대한 갈증의 표현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Jaira]는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반어적인 호명이며 동시에 세상을 향해 반란을 선동하는 프로파간다다. 작아져만 가는 음반시장 속에서도 쏟아져 나오는 인디앨범들. 과연 로다운30의 이번 데뷔앨범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또 하나의 인디앨범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노이즈가든 이후 또 하나의 “본토보다 큰 섬”으로 우뚝 설 것인가! 그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듣는 이에게 달렸다.
네 음악의 장르는 무엇이냐?
우리나라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귀가 닳도록 들었을 질문일 것이다. 혹자는 로다운30의 음악을 ‘블루스록’으로 칭하고 또 어떤 이는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잼록’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1960년대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록음악의 역사를 아우르고 있는 로다운30의 라이브를 실제로 목격하는 순간, 그들의 음악적 성격을 규정하기란 무척이나 모호해진다. 그저 ‘블루스와 클래식록을 기반으로 한 그들만의 록음악’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앨범 [Jaira]의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죽 음미한 후 각자의 장르로 구분해보도록 하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