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치명적인 매력과 마력의 독사과, 네스티요나 2집 [Another Secret]
지난 3월, 단 한차례의 단독공연을 끝으로 스튜디오로 잠적해버린 네스티요나가 유난스러웠던 2008년 폭염의 끝자락에 폭설과 같은 두 번째 정규앨범 [Another Secret]을 발표한다. 이미 중독적인 음악세계와 카리스마로 정평이 나있는 네스티요나. 1년 반의 기간이 무색하게도 이번 앨범에는 전작과는 또 다른, 더욱 달콤하고, 더욱 치명적인 중독성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폭염의 끝과 폭설의 시작, 한층 다이나믹해진 네스티요나
만약 당신이 네스티요나의 이전 음악을 들어 본 사람이라면, 이번 앨범의 변화를 단번에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작에 비해 훨씬 풍부해진 기타 사운드. 작업직전 가세한 기타리스트 희남의 다이나믹한 연주와 사운드스펙트럼은 기타 멤버의 부재로 인한 지난 앨범의 아쉬움을 깨끗이 날려버린다. 무한폭주의 파워와 섬세한 터치가 일품인 용진의 드러밍과 보다 견고하고 풍부해진 테테의 베이스기타는 밴드의 리듬을 주도하며, 이번 앨범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달콤하게 속삭이다가도 이내 분노를 터뜨리고, 짓궂은 장난을 치다가도 깊은 슬픔에 울부짖는 멀티페르소나 요나의 보컬은, 그녀의 내밀한 비밀과 꿈으로부터 시작된 가사들을 연주하는 감각의 악기가 되어버린 듯, 이전의 카리스마를 넘어서는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안겨준다.
나에게 없는 것이 들리고 보인다…감각을 교란시키는 공감각적 미장센
이전보다 달콤한 열매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네스티요나의 음악은 여전히 위태롭다. 이들의 음악은 단순히 "색깔 있는 음악"을 넘어 "미장센이 있는 음악"이며, 듣는 이의 감성을 교란시켜 새로운 감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폭설]을 비롯하여, 네스티요나의 첫 번째 파격댄서블비트 [Rumor], 현란한 스윙리듬과 심장을 찌르는 가사로 당신의 몸과 마음을 넉다운시킬 [너도 나처럼], 스산한 피아노 선율과 숨막히는 목소리…결국 모든 악기들이 울부짖고야 마는 슬픔의 시 [My September], 환상과 환청의 협주곡 [불면증], 새끼 길고양이의 숨소리와 같은 요나의 보컬과 희남의 기타가 백미인 [묘아] 등, 총 14개의 꽉 찬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당신이 또 다른 감각의 세계에 빠지기를 원한다면, 날개를 단 듯 무한대로 펼쳐지는 네스티요나의 새로운 음악세계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들의 음악은 지금까지 당신이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를 느끼게 해줄 것이고, 이것이 바로 네스티요나가 당신에게 선물하는 두번째의 독사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