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지타의 두 번째 인사 "헬로우 스트레인저(Hello Stranger)"
2005 년도 앨범 "헬로우 월드(Hello World)"로 데뷔한 싸지타(Sagitta)는 록 밴드 코코어의 리더 이우성과 그래픽 디자이너 이정은 두 명으로 구성된 미니멀 포크 팝 밴드이다. 이들은 데뷔 앨범을 통해 아름다운 것에 대한 향수의 메시지("Hello World", "Jelly Fish")와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선("남극의 밤", "Mr. Nobody")을 복고적이고 소박한 사운드로 들려주어 국내외의 인디 팝 매니아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 3년 동안 쌓아 온 곡들 중 15 트랙을 선별하여 작업한 후, 낯선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인사라는 의미의 제목을 붙여 내놓는 두 번째 앨범 "헬로우 스트레인저(Hello Stranger)"에서는, 전작에서의 미니멀함을 고수하면서도 주 악기로 삼았던 어코스틱 기타에서 벗어나 아코디언, 우크렐레, 피아노, 오르간, 리코더 등과 같은 다양한 아날로그 악기들을 사운드의 전면에 내세우는 변화를 꾀하였다. 그와 더불어 다양한 공간에서 직접 녹음한 현장음을 트랙 곳곳에 믹스함으로써 듣는 이로 하여금 시공감각적인 감흥을 얻을 수 있게 하는 특이한 시도 또한 담아냈다.
멤버 두 사람이 함께 메인 보컬과 코러스를 번갈아 가며 담당했던 전작과 달리 "헬로우 스트레인저"에서는 이정은의 솔로 보컬로 노래가 채워진 점도 큰 변화다. "마음에 남았네"에서 들려오는 중저음 목소리에는, 전작에는 없었던 그녀의 중성적인 보컬 개성이 잘 드러나 있고, 싸지타 특유의 선샤인 팝적인 감수성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트랙 중 하나인 "내게 말해요"에서는 복고적이면서도 힘있는 그녀의 목소리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이정은이 직접 작곡한 "愛人如己", "오늘 밤 그대는", "도레미 송", "서방들아 (건전가요)" 네 트랙 실려 있어, 작곡의 구성 면에서도 이우성의 곡으로만 채워졌던 전작보다 훨씬 풍부해진 느낌이다. 그녀는 자신의 곡들을 통해 친구들과 사랑하는 모든 이들, 그리고 어느 날 스쳐 지나갔지만 좋은 기억을 선사해 준 이들로부터 느낀 점과 그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담아 냈다고 한다. 보다 직설적이고 솔직 담백하면서도 특유의 위트를 잃지 않는 그녀의 가사를 주의 깊게 들어보는 일도 이 앨범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이다.
한편 이우성은 직접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작곡에 헌신함으로써 악기들의 연주 자체가 가져다 주는 기쁨을 만끽하면서 다양한 감수성의 창작물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전작에서 전곡의 뮤직 비디오를 연출한 바 있는 김성호 감독의 단편영화들을 위해 그가 작곡한 "해피 버스데이(Happy Birthday)"와 "보물섬" 등을 포함하여 트랙의 상당부분이 연주곡들로 채워져 있는 것도 이 앨범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특히 싸지타가 유일하게 세션과 함께 연주한 곡인 "해피 버스데이"에서는 색소폰, 멜로디언 주자인 김상민 선생님의 연륜이 묻어나는 맛깔스러운 연주솜씨를 맛볼 수 있다.
한국의 대중가요와 민요, 동요, 선샤인 팝, 탱고, 트로트, 하와이안 민속음악 등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한데 버무려 싸지타의 새로운 음악적 비전을 제시한 "헬로우 스트레인저"는, 멤버 당사자인 이우성과 이정은이 공동으로 설립한 독립 레이블 컵 뮤직(cub / music)이 내 놓는 첫 번째 작품이다.
- 컵 뮤직. 2008. 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