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 사운드 - Vol. 1 & 2 & 3]
신중현 사운드 시리즈는 1970년대 초 국내 싸이키델릭의 여제(女帝) 김정미를 비롯하여 바니걸스, 주현, 민아, 그리고 골든 그렙입스가 참여한 시리즈로 화려했던 신중현 사운드의 전성기 시절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명반들이다. 소울과 싸이키델릭 사운드를 지향하는 시대적 흐름을 읽어 낼 수 있으며 양질의 우리 대중문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갔다는 측면에서 보다 큰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한국 대중음악의 보고(寶庫)로 재평가 할 만한 의미 깊은 성과물들이다.
300 BOX SET(3 LPs) 한정 발매.
전량 수입 제작한 콜렉터스 아이템으로 각 앨범마다 고유번호 부여.
포스터, 스티커, 인서트, obi 포함.
[신중현 사운드 1, 2, 3집]은 1970년대 화려했던 신중현 사운드의 전성기 시절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 한국 대중음악의 보고(寶庫)로 재평가 할 만한 성과물들이다. 당시 화려하게 주목을 받던 김추자나 펄 시스터즈와 같은 스타급 가수들로 이루어진 앨범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소외될 여지가 없었던 바는 아니었으나 음악적인 내용면에서. 신중현의 곡들이 당시 스타급 가수에게 뿐만 아니라 신인 가수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반영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우려를 불식 시켜 준 앨범들이었으며 따라서 결과적으로 오늘날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신중현 사운드 1집](프린스 레코드사, 1971년 발매)을 보면, 신인 여가수들로 구성된 컴필레이션 앨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각자가 몇 곡씩을 나누어서 불러주고 있다. 앨범을 구성하는 객원 가수들을 살펴보면 모친의 간곡한 노력(?)으로 연예계에 입문하게 된 바니걸스, 그리고 당시 대학을 다니던 학생 신분이었던 주현과 미8군 출신의 민아로 구성 되어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바니걸스는 이후에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 가게 된다. 주현은 바니걸스의 경우와 비슷하게 모친의 간곡한 요청에 응한 신중현의 도움으로 실질적인 데뷔를 했으며 신인으로서 신중현의 곡을 무난히 소화해내는 가창력을 선보이며 당대의 신중현 사단의 새로운 기수가 될 기회를 잡았으나 아쉽게도 이 음반이 데뷔작이자 마지막 앨범이 되고 말았다. 민아는 미8군 출신답게 당시 이미 가창력이 뛰어난 점 때문에 신중현으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낸 실력파 가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아 역시도 이 음반을 끝으로 더 이상 가수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렇듯, 객원 신인 가수들이 주축이 되어 제작된 1집에서는 신중현이 지향 했던바 즉, 솔로 가수들에게서 추구 하려 했던 소울 취향의 성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보컬 파트에서 발견되는 그러한 느낌들이 요소요소 자리 잡고 있어 어렵잖게 신중현의 프로듀서로서의 실질적인 능력까지도 평가 해볼 수 있으며 아울러 신중현과 캄보밴드의 연주력이 어우러져 우리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신중현 사운드 2집](프린스 레코드사, 1971년)은 토종 싸이키델릭의 여제(女帝) 김정미를 전면에 내세워서 제작된 그녀의 실질적인 데뷔작으로 볼 수 있는 앨범이다. 물론 앞서 1집에 수록된바 있는 주현과 민아의 곡들과 함께 앨범 전체를 양분하고 있지만 앨범 자켓에서도 이미 예고 하고 있듯이 김정미의 독집에 가깝다. 내용면에서는 데뷔작임을 감안해 볼때 김정미의 색깔을 구체적으로 확립한 앨범이라고 평가 하기엔 이른감이 있다. 그것은 당시 신중현 사단에서 선뵌 전형적인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앨범 성향이 당시 만연해 있던 소울 취향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첫 시도에서 싸이키델릭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앞서 보여준 김정미의 음색은 여타 가수들의 그것과는 차별화된 색깔을 지녔음을 이 앨범을 통해서도 감지해 낼 수 있다. 김정미의 창법이 생동감 있게 표출된 타이틀곡 “아니야”를 포함해 모든 수록곡들이 김정미가 한국 최초의 싸이키델릭 보컬리스트로서의 등극을 알린 초창기 곡들임을 상기 해 본다면 나름대로 자료적인 가치 역시도 높은 음반으로 평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앨범에 해당하는 [신중현 사운드 3집](프린스 레코드사, 1972년)은 신중현의 진가가 더욱 드러난 앨범임에 분명하다. 수록곡들은 이미 전작에 선뵌 작품들이었으나 솔로가 아닌 그룹 사운드의 노래와 연주로 새롭게 옷 입혔다는 점은 후한 점수를 주고픈 부분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 앨범은 <골든 그레입스>라는 그룹을 세상에 알린 의미도 지니고 있다. <골든 그레입스>는 이후 솔로 가수로서의 입지를 보여준 함중아와 함정필 두형제가 주축이 된 혼혈아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신중현은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온 함중아 형제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한편, 신중현 개인의 리싸이틀 무대에도 함께 올랐을 정도로 신중현은 배후에서 여러모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사실, 신중현이 작사 작곡과 편곡은 물론이며 리드기타와 보컬파트에도 참여했던 본 음반은 [신중현 사운드] 시리즈 가운데서도 가장 정점에 있는 음반으로서 손색이 없다. 이같은 사실은 화려하게 꽃을 피웠던 1970년대 우리의 그룹 사운드 문화가 변방에 외로이 서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중심부에서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갔던 풍요로운 모습의 한 단면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신중현 사운드 1, 2, 3] 시리즈는 1960~70년대 한국 락의 르네상스를 함께 이끈 뮤지션이자 스타제조기 신중현이 발굴한 신인 가수들의 등용문과 같은 구실을 성실히 수행한 이면을 찾아 볼 수 있으며 아울러,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양질의 우리 대중문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갔다는 측면에서 보다 큰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찬란한 음악적 성과물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RythmOn - 글 손병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