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낭만파 음악의 대표 아티스트, 최성수가 7월, 통산 10번째 앨범 <로망스>를 발표한다. 버클리 음대 졸업 후 귀국해 9.5집을 발표한 지 무려 5년 만이다.
김민종, 인순이, MC THE MAX 등의 음반을 프로듀스한 작곡가 김도형이 프로듀서를 맡은 이번 앨범에는 표건수, 서재하, 김민지, 이윤경 등 유명 작곡,작사가들이 대거 참여, 대선배의 10번째 음반을 아름다운 소리와 노랫말로 가득 채웠다.
앨범의 타이틀곡 ‘동행 Two’는 최성수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세련된 스트링과 브러쉬 드럼의 리듬감이 절제된 그의 목소리와 잘 어우러져 기분 좋은 그루브를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또한, 몇 해 전 인터넷 상에서 입에서 입으로 널리 알려진 바 있는 ‘라졸의 사랑의 시’를 인용한 가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로 잔잔한 감동을 전달해 준다.
서정적인 발라드곡 ‘로망스’ 역시 이번 앨범에서 놓칠 수 없는 곡이다. 아름다운 스트링 선율과 어쿠스틱 기타의 조화로 한국인의 감성에 와 닿는 엔카 스타일의 곡이다.
10번째 앨범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발표하는 앨범인 만큼 많은 것을 준비했다. 음반 발표와 함께 소중한 팬들을 초대할 쇼케이스, 감독과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최성수의 첫 뮤직비디오, 지난 연말 보여줬던 단순한 디너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최성수만의 프리미엄 디너 콘서트 등등…
새 앨범을 발표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쉬는 동안 음악환경이 많이 바뀌었죠. 하지만 예전처럼 최선을 다해 제 노래를 부를 뿐이에요. 혹시 히트를 치지 못한다 해도, 예전 만한 인기를 못 얻는다 해도 두렵지 않아요. 저한테는 늘 저를 최고라고 믿어주는 가족이 있으니까요 (웃음). 정말 제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과 좋은 노래를 나누는 것, 그래서 다 함께 행복해지는 게 제 꿈입니다.”
실앤스타 엔터테인먼트
-------------------------------------------------------------------------------------------------------------------------------
“그림 같은 멜로디에 담긴 고급스러운 감성”
임진모 (음악평론가)
최성수의 감성은 고급스럽다.
전성기 시절, 시인들도 인정한 빼어난 시어(詩語)에 실린 멜로디는 ‘남남’, ‘동행’, ‘해후’, ‘후인’ 등의 명곡이 웅변하듯 청춘 뿐 아니라 기성세대들도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공감한 그의 최강 포인트다. 그는 잘 뽑아낸 몇 마디의 선율, 또는 코드의 전개에 소구하지 않고 전체적인 멜로디의 흐름, 그의 말에 따르면 “멜로디의 모양이 그려지는, 다시 말하면 멜로디 라인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것을 중시한다.
이 모든 것이 신보의 ‘동행 Two’에 농축되어 있다. 의식적으로 짜낸 요소가 전혀 보이지 않는, 멜로디가 시냇물이 졸졸 흐르듯 유연하게 풀려가는 동시에 코드 역시 미세한 걸림과 충돌 없이 순순히 전개되는 수작이다. ‘4분의 그림’에 담긴 내용은 충실하고 풍부하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도 최성수만의 독자적 정체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듣는 즉시 이것이 최성수의 음악임을 안다.
멜로디 못지 않게 그가 중점을 두는 것은 노랫말이다. 시어를 연상시키는 갈고 닦은 언어감성은 여전하지만 나이 50살을 바라보는 중년과 궁합을 맞추는 내용이라야 한다. 치달려온 젊음의 속도를 뒤로 한 안정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찌할 수 없는 찾아드는 쓸쓸함과 공허감, 그 고독은 중년 정서의 핵이다. 최성수는 표현의 시제를 자신과 같은 중년에 두면서 그들의 어딘가 모를 외로움을 철저히 사랑으로 달래고 다스린다.
“사랑으로 다스리는 중년의 고독”
트레이드 마크는 늘 그랬듯, 보편 타당한 사랑의 감성이다. 그것으로 최성수는 ‘7080’으로 묘사된 기성세대, 자신의 세대와 소통하려 한다. ‘동행 Two’만이 아니라 ‘로망스’, ‘하루가’, ‘사랑아’, ‘이별에 대한 보고서’ 등 신보의 수록곡 거의가 멜로디와 가사의 합치에 의한 최성수의 독자적 감성이 빛난다.
2003년 9.5집에서 ‘Whisky On The Rock’의 록 감성에서 돌아와 발라드로의 귀환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신보에 수록된 마지막곡으로 지난해 MBC 드라마의 주제곡이었던 ‘얼마나 좋길래’처럼, 과거의 ‘풀잎사랑’이나 ‘기쁜 우리 사랑은’의 노선을 따르는 빠른 템포의 곡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보는 전체적으로 최성수의 스페셜 터전은 부드러운 발라드임을 다시금 증명한다.
달라진 것은 유려한 멜로디를 더 유려하게 전달하기 위해 더욱 힘을 빼고 노래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1980년대에 한 획을 그은 싱어송라이터로서, 6년간 버클리음대에서 수학한 자로서 작사,작곡 능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 편하게 노래에 집중하기 위해 상당수 남의 곡을 받았다. ‘정사’, ‘사랑의 인사’, 그리고 일본 미즈코 시케코의 노래로 정여진과 포지션도 부른 ‘Too Far Away’와 같은 리메이크가 들어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년과 직결될 내츄럴과 라르고 감성 즉 ‘자연스럽게’와 ‘느리게’라는 대의를 위해 욕심을 줄인 셈이다.
성인음악이 반드시 트로트일 리 없다. 19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그것만이 아니라 팝, 라틴, 샹송, 칸초네, 메탈 등 안들은 게 없는 멀티 청취감성의 소유자들이다. 이제는 중년이 된 그들에게 트로트 뿐 아닌, 상기한 다양한 음악을 아우르는 농익은 성인음악이 요구된다는 점에 최성수는 착안한다. 신보는 그러한 고민과 땀의 산물이다.
“추억이 있는 현재 진행형 음악”
‘동행’과 ‘해후’를 들은 사람들은 최성수의 입장에 동의하고 그가 합당한 음악을 들려주기를 희망한다. ‘추억이 있는 현재진행형 음악’을 원한다. 그들은 신보의 퀄리티 발라드와 ‘해후’하고 모처럼 ‘동행’하게 된 것이 기쁠 것이다. 여기에 ‘메기의 추억’이 있다. 이 시대의 성인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한 최성수의 해답이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