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손병휘가 내놓은 네 번째 앨범의 제목은 [삶86]입니다. ‘386’이 아니라 ‘삶86’이라 명명한 것은 1980년대의 치열했던 삶을 추억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현실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올해가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난 지 벌써 20년이 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서슬 푸르던 전두환의 군부독재가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으로 겨우 멈춰진 지 20년이 된 지금, 386인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그 해 6월과 우리가 함께 지나온 20년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은 앨범의 제목처럼 386세대의 자전적 기록에 가깝습니다. 20년 전에는 항쟁의 주역이었으나 이제는 대부분 평범한 생활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386세대의 관점으로 ...
1.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의 민중음악
노래마을 4집 [희망을 위하여/날자 한번 더 날자](1998)에 참여한 손병휘는 이후 솔로로 전향하여 1집 [속눈썹](2000/문화강국), 2집 [나란히 가지 않아도](2003/동아뮤직), 3집 [촛불의 바다 - 전쟁과 평화](2005/손병휘)를 발표하였고, 연영석, 박창근 등과 함께 민중음악 쪽의 몇 안 되는 주목할만한 ‘젊은 음악창작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는 연영석과 함께 이미 40대에 접어들어서 ‘젊은’이라는 단어를 붙이기가 민망한 측면이 있지만, 아래 연배의 주목할만한 음악창작자로는 박창근 정도 밖에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막내’라는 의미가 담긴 ‘젊은’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다녀야할 지도 ...